공지 [기자회견문] 재난 대응 공무원 보호 및 책임구조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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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동조합 댓글 0건 조회 62회 작성일 26-02-27 14:11본문
「재난 대응 공무원 보호 및 책임구조 개선 촉구 기자회견문」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은 오늘 한 지역의 사건을 이야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닙니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특정 공무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직 시스템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최근 산청군 산불 진화 과정 사상사고 수사와 관련하여 현장 공무원들이 형사책임의 대상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우리는 희생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재난 대응 과정에 대한 객관적 진상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식의 책임 규명은 재난 대응 체계의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 채 결과를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미 대한민국 공직사회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공무원이 처한 구조적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재난은 국가가 대응하지만 책임은 개인이 진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재난 대응은 다기관 협업 체계로 운영됩니다.
중앙정부, 지자체, 소방, 경찰,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판단하고 대응합니다.
그럼에도 사고가 발생하면 조직의 판단은 사라지고 개인의 판단만 남습니다. 재난은 국가가 대응하지만 책임은 현장 공무원이 지는 구조.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공무원은 이미 과잉책임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오늘날 공무원은 행정만 수행하지 않습니다. 위험·갈등·분쟁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는 형사 피의자가 되고 민원 현장에서는 폭언과 위협에 노출되며 정책 갈등에서는 공격의 대상이 됩니다.
특히 악성민원과 개인 대상 소송은 급증하고 있지만 공직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행정은 국가가 요구하지만 책임은 개인이 감당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습니다.
셋째 공무원은 정치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 구조입니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로 인해 정치기본권이 제한됩니다.
정책을 결정하지 않으며 정치적 의사 표현도 제한됩니다.
그러나 정책의 결과와 사회적 갈등의 부담은 가장 먼저 현장 공무원에게 돌아옵니다.
결정권은 없고 방어권은 약하며 책임만 강한 구조.
이는 책임행정이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입니다.
넷째 결과책임 중심 수사는 재난 대응을 위축시킵니다.
재난 현장은 매뉴얼만으로 대응할 수 없으며 판단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결과만으로 형사책임이 반복된다면 현장 공무원은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
그 순간 사라지는 것은 공무원의 적극행정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골든타임입니다.
공무원연맹은 특정 사건의 면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책임 구조를 요구할 뿐입니다.
우리는 수사기관과 정부, 국회에 다음을 촉구합니다.
하나. 재난 대응의 집단 의사결정 구조를 반영한 수사를 실시하라
하나. 결과 중심 책임이 아닌 과정 중심 책임 원칙을 확립하라
하나. 재난 현장 공무원 보호법을 제정하라
하나 공직자의 책임과 권한 균형 확보 제도 마련하라
하나. 공무 수행 중 형사책임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라
공무원은 특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국가가 부여한 책임을 감당할 최소한의 보호를 요구할 뿐입니다.
위험을 감수한 행동이 처벌로 귀결되는 사회에서는 적극적인 행정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공무원이 위축되면 행정이 위축되고 행정이 위축되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은 공직자를 위한 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일입니다.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은 정당한 기준에 따른 책임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이 바로 세워질 때까지 행동할 것입니다.
2026년 2월 23일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