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실적위주의 조기집행을 중단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도청노동조합 댓글 0건 조회 2,445회 작성일 09-03-24 10:05본문
실적위주의 조기집행을 중단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라.
이명박 정부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예산 조기집행을 하고 있지만, 정작 도움이 되어야 할 중소기업체와 노동자 및 서민경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대신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기업의 주머니만 채워주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정부는 예산을 빨리 풀어 극심한 내수 침체를 해소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예산의 40% 이하를 집행하여야 하는 하반기에는 서민경제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릇 예산집행이란 법과 원칙에 맞게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1년 동안 균형 있게 집행하여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초․탈법을 하여서라도 상반기에 60% 이상을 집행하라고 강제로 주문하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효율적인 예산 집행 보다는 단지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려고만 하는 ‘실적’ 중심의 이명박식 예산 조기집행의 문제점에 대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예산의 조기집행에만 급급한 나머지 현장 확인과 설계반영 사항을 세밀하게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관계로 부실설계가 예상되고, 부실설계는 설계변경을 유도하여 회계질서를 문란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각 지자체에서 한꺼번에 공사를 하다 보면 자재값 인상과 인건비 상승, 중장비 수급 등으로 부실시공 등이 우려되고 있다.
1. 업체들이 낙찰시 선급금을 70%까지 수령할 수 있으나, 업체들은 관급공사의 안정성과, 이행보증서 발급수수료의 부담, 이행보증서가 업체의 채무로 남다 보니 선급금 수령을 꺼리고 있는데, 지자체에서는 실적에 눈이 먼 나머지 업체의 실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억지로 선급금을 수령하라고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1. 부실한 업체가 선급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을 악용하여 선급금만 수령하고 부도를 냄으로써 공사지연은 물론 하도급 업체에 까지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경제활성화에 악영향을 주는 사례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1. 상반기 집중발주로 인하여 1인당 60~70개소의 공사현장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발생하여 비현실적이고 비체계적인 공사감독 운영으로 사업의 부실화와 그 책임 또한 담당공무원에게 전가하는 사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
1. 당장 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고 보관할 공간도 없는 상태에서 비품이나 장비를 미리 구매하여 물품을 인도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출하거나, 민간 집행을 미도래 기간까지 집행함으로써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1. 예산 조기집행에 대한 보고서 작성, 보고회 등 불필요한 업무로 인하여 대민 행정에 차질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가시적인 실적에 얽매이다 보니 허위보고나 부풀리기식 보고를 남발할 수 있다.
1. 실적에 얽매여 불요불급한 사업 등에도 조기집행을 하다 보니 과다 지출로 지자체의 예산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이자수입이 감소되어 지자체의 자금운용에 상당한 애로로 작용할 것이며, 이는 또한 사회복지 예산의 삭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상기와 같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예산의 조기집행은 이렇게 많은 오류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이나 개선책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더욱 더 밀어붙이기식으로 독촉하는 것을 넘어 '예산조기집행에 따른 공무원 면책안'을 마련하여 탈․불법을 조장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예산조기집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규정, 절차위반, 예산낭비 등 부작용이 발생한 때에도 과감하게 불문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초법적인 발상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초법적으로 면책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면책을 줄 권한이 없음을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법에는 절차를 두고 있는데 공무원이 그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해야 할 일은 없으며, 또한 어느 누구에게도 그런 재량을 주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법으로 절차를 두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자금운용에 따른 이자 손실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센티브와 책임도 지지 못하면서 면책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근시안적인 얄팍한 당근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고 의연하게 멀리 보고 지방행정을 책임질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이것이야 말로 지역경제를 올바르게 살리는 것이요, 한 사람의 오류로 인하여 기울어져 가는 국가 경제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9. 3. 25
경상남도공무원노동조합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