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직장 내 괴롭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경상남도 특별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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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동조합 댓글 0건 조회 2,832회 작성일 19-07-26 15:41본문
직장 내 괴롭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경상남도 특별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성실하게 일하던 경남도청의 공직자가 지난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고인은 군청에서 근무하다 작년에 도청으로 전입한 후 문화예술회관을 거쳐 도 본청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내던 모범적인 공직자였다. 국경을 넘어 애틋한 사랑으로 결실을 맺었던 중국인 부인이 있었으며 몸이 불편한 노모까지 부양해야 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고인은 유서를 남기지 않았기에 경상남도는 고인의 극단적인 선택 원인으로 우울증을 꼽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주변 동료들은 그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으며, 직장 내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인의 부인과 형 또한 최근 들어 직장 내 스트레스를 받아옴을 토로해 왔었다는 일관된 증언을 하고 있으며,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나타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의 일부만 들여다보아도 직장 내 스트레스와 상사의 괴롭힘 등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추정될 만한 단서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한 가족 내 불화나 금전관계 등 다른 이유는 찾기 힘든 형국이다. 휴대전화에서 나타난 부인과의 다정다감한 메시지 내용, 휴가 차 중국 친정에 가있던 부인과 애틋한 통화를 나누는 것을 본 동료의 증언 등을 미루어 봐도 부부간의 갈등이나 가정 내 불화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외 금전적 문제 등도 확인된 바 없다. 업무 외에는 개인적인 고민 등의 이유로 목숨을 끊을 어떠한 이유도 없다는 것이 주변 지인들의 한결 같은 증언이다.
더군다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참고할 때 고인은 원래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직장 내 스트레스와 상사의 지나친 업무 간섭, 괴롭힘 등으로 고민해오던 중 최근(6월중순 이후 추정)에 이르러서야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었으며, 그 원인은 직장내 갑질과 괴롭힘, 업무적 스트레스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경상남도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통탄을 금할수 없는 심정이다. 이제라도 고인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경상남도는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진상 규명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 명의 피해자도 억울함이 없어야만 되는 인간 존중의 원리가 그 첫 번째며, 그동안 만연히 자행되어 곪아터지고 있는 도청 내 갑질과 괴롭힘이 이제는 중단되어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에서는 이번 일로 인하여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고민을 해왔다. 설사 그 또 다른 피해자가 이번 일의 가해자일 지라도 자신에 대한 변호권 등 기본적인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것은 고인의 명예회복과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내고 이를 통해 더 이상의 유사한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기 에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경남도에서는 이 일이 있고 난 후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 사건 전말을 확인하지 못한 채 단순한 우울증 질병을 앓고 있던 직원이 개인적인 판단 잘못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조직의 갑질과 원인제공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참아내지 못한 책임이 고인에게도 있다는 정도의 자세를 가지지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
장례 절차가 진행되면서 안타까워하는 동료들의 원성이 여기저기서 나오고부터, 고작 직원들의 동향 파악 내지는 노조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오고 있었다.
이제라도 조금 다행스러운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라도 인지하고 가해자 격리와 사건 진상조사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이제라도 경남도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직장 내 괴롭힘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의 실질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5년에도 도청에는 성실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그 때도 당사자는 지인들에게 하소연과 고충을 털어놓았지만 설마 하는 와중에 아무도 극단적인 선택을 막지는 못했었다. 그가 남긴 흔적들과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가족들은 힘들고 눈물겨운 소송을 추진했고 많은 청우들의 상황 설명과 협조로 결국 공무상 재해 판정은 받을 수 있었지만 세상을 떠난 그는 영영 돌아올 수 없었다. 그러한 경험을 겪은 지 몇 년도 채 지나지 않아 경상남도는 또 다시 젊고 성실했던 유능한 공직자를 떠나보내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는 직장 내 괴롭힘이나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는 누군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
먼저 떠난 김진곤 동료가 남기고 간 마지막 메시지는 우리 모두의 죽음을 예방하고 건전한 직장 문화를 위한 대책 요구라는 마음으로
경상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아래와 같이 경상남도에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하나. 가해자를 노동현장에서 즉시 분리조치하고 고인의 사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 부당하거나 위법한 내용 발견 시 사법 기관에 즉시 고발 조치하라. 또한, 조사를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엄중 문책하라.
하나. 고인이 근무한 부서를 비롯한 주변 동료들의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경상남도 소속 공직자의 직장 건강검진 외에도 우울증이나 정신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하나. 우울증이나 극단적 고충 호소 직원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인사매뉴얼을 수립하라.
2019. 7. 26
경상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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