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도지사 7인의 ‘도정 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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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정 훈수’ 댓글 1건 조회 1,096회 작성일 08-06-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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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도지사 7인의 ‘도정 훈수’
간부 공무원 처신·도시디자인 잘하라 등 ‘따끔’
우수인력 양성, 노인·여성·아동복지 등 주문도
입력시간 : 2008. 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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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김태호 도지사를 비롯해 전직 도지사 및 지방행정동우회 임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도정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1974년 경남지사를 지낸 강영수 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영환 기자>
“서산대사가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마라. 네 발자국은 뒷사람들의 이정표가 된다.’고 했듯이 간부 공무원들은 처신을 잘 해야 한다”(제26대 윤한도 경남지사)

“중국 도시에서도 같은 설계로는 건축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발전할수록 도시디자인과 건축 미관 등에 관심을 가져야한다”(29∼31대 김혁규 경남지사)

10일 오전 경남도청 회의실에는 전직 도지사 7명을 비롯해 도 국장과 시장, 군수 등 간부를 지낸 행정 동우회 임원 등 50여명이 김태호 지사 초청으로 모였다.

“반풍수가 집안 망친다고 했는데 도정 홍보대사로 만족하겠다”던 전직 지사들도 차츰 말문이 열리자 마이크를 2∼3번씩 잡으면서 도정에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참석자 가운데 최고령(81세)인 강영수(17대,74.2∼76.10) 전 지사는 도정소개에 이어 홍보영상을 본 뒤 “지사 시절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로봇으로 생각하고 부리기만 했다”며 “직원 가운데는 시, 그림, 음악 등에 재능 있는 사람이 많다. 그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김원석(25대, 90.12∼93.3) 전 지사는 우수인력을 양성하라고 촉구했고 윤 전 지사는 마이크를 다시 잡고 노인·여성·아동복지를 강조하고 출산율 제고에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창원 도청시대를 열었던 최종호(20대 80.7∼82.5 재직) 전 지사는 “선행은 모래에 새기고 악행은 바위에 새긴다는 속담이 있는데 내가 시작했던 일이 악행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후임자들이 잘해줘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단체장이 1년에 200평씩 100년간 땅을 사 모으면 2만평의 녹지를 조성할 수 있다”며 ‘100년 거점 녹지’를 강조하며 “우리 풍토에서는 (단체장이 부임하면) 전임자의 책상 방향이라도 바꿔야 되는 줄 안다”고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최장수(93.12∼03.12) 도지사를 지내고 한나라당-열린 우리당-자유선진당 등 정당을 거치는 정치역정을 보였던 김혁규 전 지사는 “지사를 오래 하면서도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후회가 크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뒤 지사 재임시절 강조했던 건축미관과 도심 큰 나무 심기 등을 한 번 더 상기시켰다.

김태호 지사는 인사말에서 “시집가서 자리 잡고 친정 부모님을 모신 것 같다. 재임 중 제일 잘 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고 기분 좋게 운을 뗀 뒤 도정의 발전상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정국에 대해 “‘쇠고기 정국’이 요동치고 있고 국가 위기라고도 불린다.”며 “배가 옳은 목적으로 출항해도 국민들의 공감대와 믿음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