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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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정한 가치 댓글 0건 조회 1,225회 작성일 08-06-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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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서예가가 어려서부터 글씨를 공부했는데, 글자를 다 쓰고 나면 집 앞에 있는 연못에서 붓을 씻었다. 오랜 세월을 그렇게 하다 보니 맑았던 연못물이 검은 먹물로 변해 버렸다고 한다. ‘글씨의 성인’이라고 불리는 왕희지의 일화다.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왕희지는 자기 글씨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거위를 무척 좋아했다. 마침 한 노파가 거위를 기르고 있었는데 울음소리가 아주 좋았다. 왕희지는 잘 우는 그 거위를 사려고 평소부터 벼르다가 마침내 노파를 찾아갔다.
 
그런데 노파는 높은 관리인 왕희지가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그 거위를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왕희지는 그 일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했다.
 
얼마 뒤 그는 한 제자의 집에 찾아갔다. 스승이 온다는 말에 제자는 온갖 음식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제자의 정성에 감동한 왕희지는 글씨를 써 주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마침 좋은 나무로 만든 새 책상이 왕희지의 눈에 띄었다. 책상의 바닥이 평평하고 반들반들해서 왕희지는 그곳에 글씨를 썼다. 단숨에 큰 책상 하나를 다 채우는 스승의 붓놀림을 제자는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왕희지가 돌아가려고 하자 제자는 멀리까지 배웅하러 따라나왔다. 그런데 제자가 집에 가 보니 그의 아버지가 책상을 깨끗이 대패로 깎아 놓은 것이었다. 글씨가 적혀 있으니 보기 싫다고 그랬던 것이다. 제자는 두고두고 가보로 삼을 글씨를 잃었다고 아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