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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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큰일 댓글 0건 조회 3,075회 작성일 06-08-09 09:37본문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사실과도 다르고 상대도 원치 않는 ‘작전권 환수’라는 표현에 왜 그렇게 매달렸을까.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민주노총을 방문해 “막상 전쟁이 나면 국군 지휘권도 한국 대통령이 갖고 있지 않다”고 듣기에 따라선 매우 선동적이기도 한 얘기를 꺼냈다. 그후 이 정권 수뇌부는 각종 국경일 기념사에 ‘전시 작전권 환수’라는 단어를 현 정권의 自主的자주적 성격을 PR하는 키워드로 반드시 끼워 넣었다. 말하자면 자신들이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이 점령군인 미군에게 빼앗겼던 전시 작전권을 되찾아 명실상부한 자주국가로 만들려고 한다는 뜻에서다. 이 정권은 자신들을 독립운동 세력으로 格上격상시키려고 그렇게 ‘환수’라는 단어에 집착했다는 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단독 행사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했던 국방부마저 이 정권의 정치적 뜻을 짐작하고 슬그머니 ‘환수’ 쪽으로 줄을 서 버렸다.
이 정부는 나라 안보의 핵심 사항인 전시 작전권의 틀을 바꾸려 한다면서 전시 작전권이 무엇이며 실제로 그것이 어떻게 운용돼 왔고, 왜 지금 그것을 바꾸려 하는지를 국민에게 차근차근 설명한 적이 없다. ‘작전권 단독 행사’에다 ‘작전권 환수’라는 분칠을 하고 그걸 되찾아 자주 국가를 만들겠다는 정치 선전에 열을 올렸을 뿐이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우리가 전시 작전통제권을 가져갔다는 표현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작전권 환수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했다. 미국은 한국 정권의 속내와 계산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정치 이념을 선전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한국 정부에게 背信感배신감을 느끼고, 그러려면 어서 전시 작전권을 찾아가라고 내밀었다는 이야기다. 무서운 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