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數 국민들이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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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회의원 댓글 0건 조회 736회 작성일 09-02-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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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모처럼 바른 말을 했다. 국회의원 숫자를 30% 감축하자는 이 총재의 제안은 백번 옳다.
 
의원 수를 210명 정도로 줄이고, 그 중 100명은 비례대표로 하면 중선거구제가 정착돼 당리당략에 의한 선구구 획정 위험성 등이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18대 총선에서 재확인됐듯 부작용이 많은 비례대표 제도는 필요가 없지만 국회의원 수는 대폭 줄여도 무방하다.

국회의원 수 줄이기 명분으로 내세운 국회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남북통일 대비는 맞는 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들여다보면 요지경 속이다. 지도부 간에도 이견이 적잖고, 같은 당이면서도 강·온파로 나뉘어 당론 결정조차 여의치 않다.
 
통일될 경우 북쪽에도 의원 200명 정도를 배당한다면 남북한 합쳐 7천여만명 인구에 국회의원이 500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회의원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41조 2항 규정이다. 2004년 전까지 273명이었던 국회의원이 지금은 299명이다. ‘200인 이상’이라는 수치 경계를 최대한 활용한 그 ‘두뇌’가 놀랍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인구가 3억명을 넘지만 하원의원 정원이 435명이다. 1911년 이후 인구가 3배 늘었는데도 그 숫자 그대로다. 미국 하원의원은 국민 69만여명당 1명이다. 한국은 16만여명당 1명 꼴이다.
 

한국은 인구 4천800만명에 국회의원이 299명이다. 인구는 미국의 16%인데 국회의원은 미국의 70%다.
 
한국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일본 중의원 정수는 480명이다. 중의원 1명이 국민 27만여명을 대표한다. 한국 국회의원 숫자가 너무 많은 게 분명하다.

더욱 큰 문제는 국회의원의 무진장한 혜택이다. 18대 국회의원 299명은 국회가 파행을 빚는 와중에도 매월 급여를 꼬박꼬박 받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세비를 받아 먹으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서로 비난하는 걸 보면 영락없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 그대로다.
 
 “별로 한 일이 없어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세비만 챙기고 있다”는 국민의 비난 화살을 맞고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는다.

국회의원 1인당 세비는 1년에 두 번 받는 정근수당(1·7월)과 명절휴가비를 합치면 한 달 평균 수령액이 975만원, 연봉으로 계산하면 1억1천700만원이다.
 
국회의원들은 세비 외에도 차량 유지비 및 유류비, 사무실 운영비, 의원사무실 공공요금, 의정활동 지원식비 등 3천300만여원을 별도로 받는다.

국회의원들이 정쟁을 일삼으며 아무리 민생 경제를 외면해도 법적으로 줄어드는 혜택은 하나도 없다. 공항을 이용할 땐 출입국절차와 보안심사 등을 받지 않을 뿐더러 의전실에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어느 골프장을 가더라도 회원 가격으로 치는 등 VIP 대우를 받는다. 국회의원 1인당. 연 2회 해외시찰시 국고를 지원받고, 해외 출장시 항공사 일등석을 제공 받는다.
 
면책 특권, 불체포 특권도 있어 온갖 호사는 다 누린다. 감옥에 가도 자격 정지가 될 때까지 세비를 수령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을 제대로 하면 눈감고 봐 주겠다. 하지만 일은 커녕 국가에 해를 자주 입힌다.
 
국회의원들이 해머와 소화기, 전기톱 등을 들고 난장판을 벌여 국제적 조롱거리가 됐다. 깽판이 따로 없다.
 

더구나 말이 국회의원이지 사실은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할 일을 가로채 생색 내기 일쑤다. 이런 국회의원이 299명이나 있을 이유가 없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9월 총선에서 의원 수 축소와 봉급 삭감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한다. 의원을 30~40% 줄이고, 봉급을 20% 삭감하지고 공개 제안한 의원들도 많다.

이회창 총재가 일본 자민당 방침을 참고했는지는 알 바 없으나 한국 국회의원들이 이 총재의 ‘신선한 제안’을 따라줄 리 만무하다.
 
진수성찬의 밥상을 내놓을 리 없다. 국회의원 줄이기 서명운동, 세비 감액, 입법 청원 등에 국민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