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공항에 버려진 고급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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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바이 댓글 0건 조회 1,038회 작성일 09-02-0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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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공항에 버려진 고급차들
 
빚더미 오른 외국인 투자자들 황급히 떠나
몇 달 전부터 두바이 국제공항에 세워진 자동차 수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방치돼 먼지가 하얗게 쌓여도 찾아가는 사람이 없었다. 4륜 구동 SUV 차량이 대부분이지만 벤츠 BMW, 포르셰 등 고급 차량도 종종 눈에 띈다. 경찰이 지난 수개월간 발견한 주인 없는 차들은 모두 3000여대. 공항 경찰 관계자는 "버려진 차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며 "작년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에는 20대가 넘는 차를 수거했다"고 말했다.
공항을 주차장으로 만들고 떠나버린 이들은 빚더미에 오른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사막의 기적'으로 불리는 두바이에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즐기던 외국인들이 최근 경기 불황에 빚을 지자 차마저 버리고 자국으로 달아나 버린 것이다. 키를 그대로 꽂아 두거나 사과의 말을 남기고 떠난 외국인도 있다. 부를 좇아 두바이를 찾았던 외국인들이 이제 차를 돌볼 여력도 없이 황급히 떠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가 전했다. '외국인 엑소더스(Exodus·대탈출)'현상으로 올해 두바이 인구는 8%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매일 1500명이 두바이 비자를 취소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명품 소비도 25%나 줄어들었다.
5년 전만 해도 외국인들은 앞다퉈 두바이에 몰려들었다.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Mohammed)가 "두바이를 관광과 비즈니스의 허브(hub)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자 건설 붐이 일었고, 경제는 금세 두 자리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에 뛰어든 외국인들은 지어지지도 않은 주택까지 사들였다.
하지만 경제 불황이 닥치자 상황은 역전됐다.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수천명의 인력을 내보냈고, 은행은 대출 규모를 줄였다. 건설회사들은 프로젝트를 미루거나 취소해버렸다. 외국인이 버린 차는 매주 한 차례씩 은행에 경매 처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