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失敗 전철 밟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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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철 댓글 0건 조회 777회 작성일 09-03-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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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7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대교협회장, 교총회장, 서울시교육감이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선언에 합의했다는 기사를 읽고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이명박 정부도 공교육 실패의 원인을 입시 문제에서 찾고 대학의 이기주의를 탓하는 과거 정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입시 개혁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과거의 잘못된 관점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교육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 수립 후부터 입시제도는 20여 차례 큰 변화를 겪어 왔다.
 
 최근의 경우 김대중 정부는 본고사 폐지와 내신 중심의 획기적인 2002학년도 입시개혁을 단행했고, 노무현 정부도 내신 비중을 더욱 강화하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성과는 어떠한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입시제도 개혁과는 무관하게 사교육비가 줄기는커녕 꾸준히 증가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10년 간의 사교육비는 더 빠르게 증가해 왔을 뿐 아니라 새 입시제도 도입 직후에는 오히려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2002학년도에 도입된 이른바 무시험 전형은 사교육시장을 새로운 형태로 키워 놓았다.
 
내신이 중요해지면서 내신과외 열풍이 불고, 면접과 논술을 위한 과외와 영어, 체육 등 특기 준비를 위한 새로운 사교육이 성행하게 된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이었다.
 
성적 이외에 다양한 특기와 적성으로 대학에 갈 수 있게 되면서,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계층간·지역간 불균등은 더 심해졌다.
 
그 가운데 평준화의 틀 안에 갇혀 획일적으로 통제된 공교육이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되자 학생들은 학원으로, 외국으로 내몰리면서 조기유학 열풍을 불러 왔다. 한마디로 지난 10년 간의 개혁은 대실패로 끝났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양질의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열망을 공교육에서 충족시키는 것이 우리 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학생들을 학원이나 외국으로부터 교실로 되찾아오는 공교육 정상화는 사교육비를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립학교는 민간의 교육철학과 창의적인 교육을 살릴 수 있도록 규제를 풀되,
 
사립학교를 지원하던 재원을 공립학교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상관없이 재능있는 학생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관료적이고 획일적인 통제로부터 교육을 해방시켜야 한다. 교과 내용, 학교 운영 등을 일일이 통제하던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교사들의 창의성과 의욕을 존중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해방 이후 60년 간의 규제와 통제의 틀을 과감히 걷어내는 것이 교육 개혁의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학벌주의가 고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주입식 점수 위주의 교육이 대학이나 학부모에게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다.
 
또한 세계화 시대에 국내에서의 대학 서열은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더구나 이제는 학벌이 아니라 실력이 중요한 사회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창의성 있고 도덕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학교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엄청난 교육열은 우리의 축복이다. 이 교육열을 생산적으로 돌려 공교육의 발전을 이루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교육 혁명이며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사회 발전을 이루는 기초가 될 것이다.
 
 학교·대학·정부가 합심하여 학부모의 열망을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 기회의 균등을 실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