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운위 바로 서야 학교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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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로 선다 댓글 0건 조회 702회 작성일 09-03-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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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교육분야의 갈등이 잦다. 교육의 목적과 방식을 둘러싼 정부와 현장의 갈등, 입시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 등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문지상을 도배질하고 있다.

 

이런 갈등은 학교 현장이라고 다르지 않다. 다른 대형 쟁점에 가려져 두드러지지 않을 뿐 그 중요성은 다른 어떤 사안에 비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운영위원회다.

 

 학교의 주요 정책을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 의결하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막강한 권한을 갖는 기구다. 학운위의 활동 여하에 따라 학교 운영이 180도 달라질 수도 있다.

학운위는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실제 구성비율에서 학부모 50%, 교사 30%, 지역위원 20%로, 잘만 운영된다면 학부모들의 의견과 뜻이 학교운영에 크게 반영될 수 있는 조직이다.

헌데 현장에서 이는 말 뿐이다. 선출 과정에서 학교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해 학교측과 관련된 인사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순수한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투표를 통해 선출된 후보가 최종 명단에서 빠지거나, 특정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사퇴를 종용하고, 아예 무투표로 임명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학운위가 대부분 학교 관리자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져 안건에 대한 객관적이고 밀도있는 심의가 이뤄지지 않은채 그저 학교측이 내놓은 안을 의결해주는 이른바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가 선출 과정에 개입해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하려는 것은 결국 학운위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여기에 교육감 직선제 전환 이후 학부모들의 관심이 뚝 떨어진 것도 학운위의 기능이 약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언급했듯이 학운위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학교의 운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잘못 구성됐을 경우 유명무실한 형식적 기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학교내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학운위의 역할은 참으로 막중하다. 미래 지역과 나라를 이끌어갈 민주적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의 운영위원회 선출 과정에서 비민주와 반칙이 판을 치는 상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머리를 맞대 아이들의 인성과 실력을 논의하는 구조가 담보돼야 한다. 그래야만 ‘무대포’ 정책이나 경쟁 일변도의 교육행태를 최소한이나마 여과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