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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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의 댓글 0건 조회 1,079회 작성일 09-03-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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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정의로운가? 대통령을 비롯하여 국무총리,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도 연일 엄격한 법 집행과 불의를 엄격히 처단하겠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봐서는 결코 그렇지 않은 듯하다.
 
그런 말이 아니더라도,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도 우리 사회는 별로 정의로운 것 같지 않다.

고소영 내각이란 말이 떠돌 정도로 대통령은 물론, 사회에 큰 결정권을 지닌 영역에서 공공연히 기독교를 고백하고 그 가치관을 주장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들이 고백하는 기독교의 핵심 교의 가운데 하나는 사회 정의이며, 그 경전인 구약성서의 경우 특히 정의를 가장 중요한 가르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니 이들이 정의를 강조하는 일은 새삼스러울 것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의문은 어쩔 수가 없다.

성서에 의하면 정의는 먼저 인간과 하느님이 맺은 계약의 정당함을 뜻하며,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
 
한 공동체에 요구되는 공정함과 타당함을 의미한다. 관계의 정당함과 한 사회에 부여된 규범에의 준수, 공동선에의 공정한 분배가 정의의 근본적 의미이다. 정의는 나눔의 정의이며, 더불어 사는 삶의 정당함, 존재의 공정함을 뜻한다.

이러한 공정함과 정의를 지키지 않을 때, 구약의 신은 불의한 이스라엘에 대한 진노를 드러내고 있다. 성서는 그때의 이스라엘을 창녀이며 독사의 자식이라고까지 극언하고 있다.
 
그래서 구약의 하느님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공정한 사회를 원하며, 상한 갈대도 꺾지 않는, 가장 약한 백성인 과부와 어린이가 존중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끊임없이 제시한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보호하라고 명령하고, 때가 되면 빚의 탕감은 물론 땅조차도 보호하고 쉬게 했다.
 
그 하느님은 자신의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세세한 규정을 지시한다. 인간이 만든 모든 법은 이러한 정의에 의해 판단되며, 법의 정당성은 이에 근거할 뿐이다.
 
구약성서가 전하는 가르침은 결국 하느님의 약속과 그를 지키는 정의와 법, 나아가 정의가 무너진 공동체에 대한 경고와 다가올 재앙에의 경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렇지 못하기에 성서는 불의에 대한 구원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자신의 존재론적 근거로 고백하는 대통령과 그 주위 사람들, 이 나라 대표 집단의 신앙인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어떤 것인가? 혹시 자신의 이익과 관심사를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정의를 호도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래서 성서는 말한다. 성서의 신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그와의 계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정의는 불가능하다고.
 
자신이 고백한 신앙을 장식품이나 이익을 치장하는 방편으로 써서는 안된다고! 그러기에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고백한 신념에의 충실함인가,
 
아니면 삶을 스쳐가는 한 줌의 배부름인가. 정의가 꽃피는 나라, 그 나라의 구원은 이러한 돌아섬과 이웃 사랑의 실천 없이는 불가능하다. 법도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