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미모, 남자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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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능력? 댓글 0건 조회 913회 작성일 09-04-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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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명문大 4곳 동시 합격한 김예슬양'에서 김양의 목소리를 '가늘고 앳된', '수줍은'이라고 묘사했다. 수줍고 앳된 목소리와 학업을 향한 강한 의지를 대비시키려 한 의도 같지만 이 또한 성 이미지에 대한 너무 편향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학생이란 단어 대신 '여학생'이란 단어를 굳이 사용한 점도 불필요하다고 보인다. 남학생이란 단어를 자주 쓰지 않는 것처럼 '여학생'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쓰여야 할 이유가 없다.

이런 모습은 이전에도 간혹 눈에 띄었다. '잘나가는 패션 담당기자로, 인기 최고의 금융업종 남자친구를 가진 커리어우먼으로서 김씨가 갖고 있는 소신은….' 3월 28일자 A18면 '하이힐은 여자의 자존심 어떻게 욕심내지 않을 수 있죠?'에 실린 기사의 한 대목이다.

이 기사는 본래 '잠깐! 이 저자'라는 이름으로 독자에게 저자를 소개하는 코너다. 이 날은 '슈어홀릭 다이어리'를 써낸 김지영씨에 관한 글이 실렸는데 기사 흐름과는 무관하게 남자친구에 대한 정보가 너무 강조돼 있었다. 특히 김지영씨의 남자친구가 '인기 최고의 금융업종'에 몸담고 있다는 정보까지 언급할 이유는 더욱 없었다. 애인의 직업이 김씨의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처럼 서술됐다.

잘나가는 패션 '여'기자가 인기 있는 금융업 애인까지 두었다는 대목은 재미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잘나가는 직장남자가 어떤 직업을 가진 여자친구를 만나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기사는 본 적 없다. 그럴 땐 주로 '미모의', '아름다운' 여자친구를 둔 '누구'라고 보도된다. 언론이 여자는 미모, 남자는 능력이라는 고정관념을 답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