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달인 유방의 토사구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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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신 댓글 0건 조회 1,149회 작성일 09-04-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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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달인 유방의 토사구팽>
 
시골 건달이었던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것은 탁월한 인사관리 덕분이었다.
사람을 알아보고 부리는 능력이 뛰어났다. 우선 눈과 귀를 열고 인재를 받아들였다.
 
장량은 귀족,진평은 떠돌이. 소하는 현리,한신은 평민.번쾌는 개백정.관영은 포목상.누경은 마부, 팽월은 강도,주발은 나팔불고 북치는 취고수 출신이다. 그는 또 솔직하고 대범했다.
 
자신의 잘못을 부하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인정하고 곧바로 고칠 줄 알았다.
진정한 실용주의자였다.
 
이들은 한의 유방을 도와 초의 항우를 격파한다.
그러나 유방은 이들의 세력이 커지는 걸 두려워 한신을 비롯한 공신들을 제거한다.
 
모두 토사구팽을 당한다.
즉, 토끼를 사냥하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어버린다는 것.
 
토사구팽의 지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냥개는 오직 사냥하는 데에만 소용될 뿐 애완용이나 집 지키는 데 쓰면 곤란하다.
 
그러면 사냥개는 토끼를 잡던 시절의 힘을 뽐내기 마련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잡을 토끼가 없어 사냥을 하지 않으면서도
 
만날 싱싱하고 질 좋은 고기만 달라고 으르렁거린다.
견딜 만큼 견딘 사람들은 마침내 몽둥이를 들지만
 
어리석은 주인은 그래도 사냥개를 감싸기만 한다..
그러나 삶아먹지 않고 살려둔 사냥개가 뭇사람들에게 괴로움을 주고
그 원성이 자신의 몸에 미쳐
무거운 짐이 되고 걸림돌이 됨을 깨달아도 이미 때를 놓친 형국이 된다.
그리하여 옛사람은 토끼를 잡은 후에는 반드시 사냥개의 멱을 따고는 삶아버렸다.
장량(장자방)같은 영리한 사냥개는 팽을 당하기 전에 홀연히 종적을 감추었다.
옛사람은 자신의 사냥개가 미워서 삶아 죽였을까?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어서 멱을 따버렸을까?
아니다.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백성을 편안케 하고자 눈물을 머금고 죽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토끼사냥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냥개가 조금이라도 세상의 이치를 안다면
그 주인에게 누를 끼치는 짓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일상에서는 둘도 없는 충복인 체 하던 자들이
도지사의 안위를 염려하고 권위실추를 막기 위해
순간적으로 흥분한 도지사를
기어이 안으로 모시고 들어가야 함에도 한결같이 구경만 하다가
한 술 더 떠 짐짓 자신들도 웃통을 벗어 던지고 시정잡배의 꼬락서니를 자처했건만,
그리하여 도지사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건만
그래도 우리의 캡틴은 그들이 충신이라 여기는지 자리를 보전해주고
영전도 시켜주고 승진도 시켜준다.
이러한 과잉 충성의 현실을 보고 답답하고 서글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