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로 닦는 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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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웨엑 댓글 0건 조회 2,620회 작성일 06-08-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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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로 닦는 내시경` 시청자들 “이젠 병원 어떻게 가나”
[TV리포트 2006-08-02 11:00]    go_newspaper.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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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시경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받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정말 충격입니다.”
병원의 감염 실태를 조사한 1일 MBC ‘PD수첩-병원의 위험한 비밀’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방송은 지난 5월 치과의 감염실태를 고발했던 ‘치과의 위험한 비밀’ 후속편 격. 제작진은 지난 방송에서 문제가 됐던 병원들을 다시 찾았지만 큰 변화를 실감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일부 병원은 의료기기들을 멸균소독하지 않은 채 사용하고 있었던 것. 더욱 큰 문제는 치과뿐 아니라 일반 병원조차 의료기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방송이 전한 내시경 관리는 충격적이었다. 내시경 검사는 건강 검진 시 빼놓을 수 없는 검사다. 그런데 우리 몸 속을 드나드는 내시경 관리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서울의 한 내과는 내시경 소독이 휴지로 닦는 게 전부였다. 간호사는 쓰레기통에 걸쳐진 고무장갑을 낀 채 환자의 몸 속에 들어가 각종 균과 체액으로 오염된 내시경을 휴지로 닦아냈다. 의사는 다음 환자에게 그 내시경을 다시 사용했다. 또 다른 내과의 내시경 소독은 중성세재로 겉만 닦은 후 물기만 제거했다.
종합병원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종합병원은 세척기를 갖춰 놓고도 사용하지 않은 채 중성세제로 닦아낼 뿐이었다. 취재진이 찾은 20곳 병원 가운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제시한 총 5단계(세척→소독→헹굼→건조→보관)가이드라인을 지키는 병원은 단 두 곳 뿐이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런데 일부 의사들은 “가이드라인이 뭔지 모르겠다” “내가 배울 때는 알코올로 다 했다”며 가이드라인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제작진에 가이드라인을 되묻기도 했다.
병원의 무감각한 내시경 관리는 자칫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지난 91년 미국 휴스턴에선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내시경 생검겸자(조직검사 시 조직을 채취하는 기기)로 인해 검사를 받던 환자가 질병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또한 일본 후생성은 97년 내시경 조사에서 국내외 약 100여건의 감염사례를 분석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병원의 경우 의료기기 소독이나 관리에 대한 인식은 미미한 실정. 의사들은 의료기기에 대한 철저한 소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일부 의사들은 어쩌다 한 두 명을 위해 그 비싼 세척기를 들여와야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관리 감독을 맡은 관계기관 또한 의사 자체 판단에 맡기거나 서로 미룰 뿐 마땅한 대책을 마련해 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그 사이에서 일반 환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방송 후 게시판은 병원 가기가 불안하다는 글이 끊이지 않았다.
한 네티즌(ciel8148)은 “이제 병원을 어떻게 믿고 가겠냐”며 “위 내시경은 더욱 받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 네티즌들은 "사람 살리는 병원이 아니라 죽이는 병원이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장사하는 의사들은 의료 면허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 "관계 기관의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신을 의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방송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시간과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내시경 수가에 대한 현실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PD수첩’은 오는 8일 ‘병원의 위험한 비밀’ 2부에서 병원의 충격적인 감염실태를 전할 예정이어서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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