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에서 3.1운동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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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0건 조회 1,541회 작성일 09-05-27 09:21본문
90년 전 상황과 매우 흡사..1919년 대한문과 2009년 대한문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정치적 타살'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고종의 장례식에서 촉발된 3.1운동과 순종의 장례식에서 촉발된 6.10 만세 운동이 지금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여론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919년 3월 3일 대여로 옮겨진 재궁(梓宮:황제 또는 왕후의 관)은 대한문을 빠져나가 훈련원 봉결식장으로 향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밤 임시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민중의소리
실제 고종의 빈소는 대한문 앞에 마련되었고, 노 전 대통령의 빈소도 같은 장소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고종의 장례식은 일본군의 삼엄한 경비속에서 진행되었고 노 전 대통령의 빈소 역시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인해 통행마저 어려운 상황이어서 조문객들과 경찰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19년 3월 3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고종 대여(大輿:국상때 쓰는 큰 상여)의 출발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욱일승천기를 들고 행진하는 일본군대.ⓒ 민중의소리
경찰 버스로 갇혀버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시 분향소ⓒ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심지어 조문을 하기 위해 답답한 지하철 역 안에서 서너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 까지 벌어져 조문객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어느 장례식장에서 주위에 완전무장한 전경들이 있냐"며 현 정권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1919년 1월 23일 대한문 앞에서 민초들이 고종황제의 승하를 슬퍼하며 조문하고 있는 모습ⓒ 민중의소리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헌화하는 시민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한 네티즌은 "조문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폭발하면 3.1운동처럼 번지는 수가 있다"며 "1919년에도 애초에 일제가 조문을 탄압하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크게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금 상황이 딱 90년 된 그때의 상황과 너무나 닮아있다"며 "3.1운동과 같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
네티즌의 분노는 경찰청 '열린게시판'에서 폭발하고 있다. 지난 23일 부터 '경찰은 누구를 위해 일하나',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막지 마라' 등 경찰의 과잉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수백건씩 올라가고 있다
ID 'Amadeus'는 "늬들, 3.1운동이 왜 일어났는지 아냐?" 라는 글에서 "정신 바짝 차려라. 그리고 헛짓거리 하지 마라. 늬들 하는 짓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 식민통치 판박인건 알겠는데, 그래도 늬들도 역사에서 뭐라도 하나 배우는게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현 정부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