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봉쇄된 서울광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울광장 댓글 0건 조회 692회 작성일 09-06-01 00:25본문
경찰 버스가 다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철통같이 에워쌌다. 지난주 내내 봉쇄된 서울광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있었던 지난 29일 딱 하루만 열리고 다시 ‘차벽’으로 차단된 것이다. 광장에 있던 시민들은 사정없이 쫓겨났고, ‘5·30 범국민대회’ 참석자들이 광장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서울광장 부근의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까지 강제 철거했다.
경찰은 추모 열기를 억누르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서울광장에 많은 시민이 모여 있던 29일 밤부터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이 이 광장을 ‘재점령’한 다음날 새벽에도 광장에는 밤샘 추모 행사를 이어간 수백명의 시민이 있었다. 경찰의 눈에는, 대한문 앞에 다시 차려진 분향소에 시민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불만일 것이다. 시민들이 떠나간 대통령을 추모하는 데도 경찰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이다. 분명 정상이 아니다.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시민의 광장이다. 시민의 뜻이 자유롭게 표출되고 정부와 시민이 소통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행사만 허용하고, 다른 모임은 미리부터 폭력 집회로 매도하며 철저하게 막는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발적 모임조차 정부의 이런 자의적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쯤 되면 말만 광장이지 사실상 밀실이다. 차벽에 갇힌 모습은 실제로 밀실과 닮았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원활한 소통이 필수다. 하지만 정부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겁내고, 그럼으로써 결국 국민을 적대시한다. 국민들이 하지 못한 말, 풀지 못한 정서는 출구를 찾아 떠돌 것이다. 정부는 광장을 전유하려는 자신의 행태가 얼마나 치졸하고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서울광장의 봉쇄는 국민들의 분노와 비판의식을 더 날카롭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