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과 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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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인과 대인 댓글 0건 조회 842회 작성일 09-06-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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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화 날 일이 많고 그래서 서로 화를 내고 욕을 하면서 싸우는 일이 많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가 아마도 세계 1위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왜 이렇게들 화를 내고 싸우느냐고 화를 내는 수도 적지 않다.
 
자신은 싸우려 하지 않는데 상대방이 싸우려고 덤비니 하는 수 없다는 경우는 더 많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안개가 짙게 낀 새벽에 물 위에서 배를 저어 가고 있는데 어떤 배 한 척이 자기 배를 향해서 떠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상대방 배를 향하여 방향을 바꾸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그 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배 쪽으로 계속 항진하여 드디어 충돌하고 말았다.
 
그는 상대방 배를 향하여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화를 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 살펴보니 그 배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상류에 매어둔 빈 배가 제풀에 풀려 떠내려 온 것이었다.
 
 그는 욕을 퍼부은 것이 전혀 근거 없는 일이어서 오히려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베트남의 고승 틱낫한의 글에 나오는 일화다.

무더운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로 해수욕을 즐기러 떠날 것이다.
 
멀리서 높은 파도가 밀려오면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다가 서로 부딪치게 되는데 이때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화를 내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자기네가 부딪친 이유가 상대방의 의도나 과실 때문이 아니라 파도의 엄청난 위력 때문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화를 낼 때 서로 부딪치는 눈앞의 현상만을 보지 않고 더 근본적이고 더 큰 이유를 알 수 있으면 서로 이해하고 오히려 화목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모름지기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방과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싸운다.
하지만 실은 두 사람이 별반 다른 게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정치계를 보면 그 사람이 다 그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시쳇말로 '그놈이 다 그놈'이라고 느껴지는 것이다.
 
자신을 성찰하면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는 큰 사람들 간에 대화할 수 있는 정치 시대가 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
 
 "소인(小人)은 서로 같으면서 불화하고
대인(大人)은 서로 다르면서도 화합한다"고
 한 공자의 말씀이 지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