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급성장 `동네학원→기업.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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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교육 댓글 0건 조회 848회 작성일 09-06-29 10:13본문
사교육 급성장 `동네학원→기업.산업화'
자료사진-심야에 귀가학생 기다리는 학원버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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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20% 이상 성장…불황에도 학원 못 끊어
現 정부서 7개 사교육업체 증시 입성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참여정부에 이어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을 기치로 내건 새 정부 들어서도 사교육 업체들은 양적인 팽창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에서는 시가총액이 무려 14배 늘어난데다 전후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기라는 지난해에도 매출액은 20% 이상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사교육 시장의 급성장세는 사교육의 기업화, 산업화로 이어져 새 정부 들어서만 7개 사교육업체가 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특히 동네학원 수준이던 사교육 업체들이 향후 성장 전망을 밝게 보는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잇달아 유치하고 있어 사교육 산업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작년 불황에도 매출 20% 이상 성장…참여정부 땐 시총 14배 `↑'
29일 메리츠.LIG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참여정부 들어 메가스터디, 대교, YBM시사닷컴, 디지털대성, 웅진씽크빅, 능률교육, 이루넷, 엘림에듀, 에듀박스 등 이른바 교육주는 테마를 이루면서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이 2002년 말 2천540억원에서 작년 1월 말 3조6천479억원으로 1천336.18%나 커졌다. 참여정부 5년간 시총이 무려 14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사교육 업체가 상장사로 등록돼 테마주를 형성하는 예는 국내 증시가 거의 유일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 증시의 거의 유일한 교육 종목인 아발론은 학위나 자격증 등 교육관련 서비스업체로, 사교육과는 무관하다는 것.
이들 교육주는 새 정부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증시 부진 속에 시총이 지난 26일 현재 25%가량 줄어들었지만 다른 업종이 부진을 면치 못한 작년에도 매출액이 2조472억원으로, 전년의 1조6천949억원보다 20.78%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는 내수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대장주인 메가스터디는 불황이던 작년에도 매출액이 2천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75억원, 506억원으로 각각 15.74%, 9.51% 늘어났다.
학부모들이 불황 속에서 다른 곳에는 씀씀이를 줄이면서도 사교육은 끊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사교육업체가 주식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인식되면서 블루스톤디앤아이는 인터넷교육서비스업체인 아월패스와의 합병설을 재료로 지난 2월18일까지 상한가 11일을 포함해 13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동네 학원에서 번듯한 기업으로…증시 상장 `러시'
새 정부 들어 웨스텍코리아가 상장한 데 이어 정상제이엘에스, 청담러닝, 확인영어사, 비상교육(옛 비유와상징), 아이넷스쿨, G러닝 등 7개 사교육업체가 증시에 입성했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업체들도 줄을 서 있다. 권성문 KTB네트워크 회장으로터 120억원을 투자받은 와이즈스톰과 바이아웃(buyout, 차입인수) 형태로 600억원을 유치한 타임교육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하늘교육, 토피아아카데미, 영재사관 등은 증시 불확실성과 자체적인 이유 등으로 상장을 미루고 있지만 상황만 호전되면 언제든지 주식시장 문을 두드리겠다는 태세다.
이처럼 동네 학원에서 상장기업으로 교육산업의 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교육주의 총 자산규모는 2002년말 3천791억원에서 2007년말에는 1조7천382억원, 올해 3월 2조301억원으로 급팽창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지역별로 군웅할거 하던 소규모 학원업체들이 이제는 상장과 투자금 유치를 통해 거대 기업화되고 있다"며 "사교육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화·대형화하지 않고는 살아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한 만큼 사교육업체의 상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생산적인 부문에 쓰여야 할 증시 자금이 비생산적인 사교육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사교육업체의 기업화에 일조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 사교육 경감대책 빼든 정부…효과는 `글쎄'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사교육 줄이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핵심은 특수목적고와 대학 입시제도 개선으로, 특히 특목고 입시를 조기 입시경쟁을 조장해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외국어고는 외국어, 과학고는 과학과 수학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고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반영을 금지하고 전 과목 성적 우수자를 추천하는 현재의 학교장 추천제도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 이 대통령이 사교육 경감대책 마련을 주문한 이후 국내 증시에서 메가스터디는 5.50% 올랐고, 대교(7.40%), 디지털대성(6.20%), 웅진씽크빅(9.70%), 능률교육(2.97%), 이루넷(19.31%), 에듀박스(5.30%), 웨스텍코리아(0.20%), 정상제이엘에스(0.76%), 청담러닝(3.66%), 비상교육(1.60%) 등 교육주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내린 종목은 확인영어사(-4.68%), 아이넷스쿨(-9.48%), G러닝(-0.47%) 등 3곳에 불과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입시제도 변경은 사교육업체들에 새로운 입시시장을 제공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학원 교습시간 제한 및 신고포상금 제도는 학원입장에서 탄력적인 교습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문대 진학이 출세를 보장하는 사회 구조에서 명문대 진학에 유리한 특목고에 대한 수요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임시방편만으로는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