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고향 안 챙기는 대툥령? 뷁!(도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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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곰곰 댓글 0건 조회 2,749회 작성일 06-10-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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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자기 고향만 챙겨야 하나 ico_online.gif
[주장]빗나간 고향론과 무책임한 언론인의 자세
 

이광희 lkh58@wail.co.kr

 
 
추석이다. 모두들 고향을 찾아서 모였다. 모이면 고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히 나오는데, 그런 이야기 중에서 우리 지역 출신의 비중 있는 정치인이나 고위직 공무원 등이 나와서는 고향을 이러이러하게 바꾸었다, 또는 바꾸면 좋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이러한 이야기가 한편으로는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는 점도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정치인의 역할이 자기출신지역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달려있어서는 진정한 정치발전과 사회의 성숙은 장애에 부딪힐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선거 등에서 정치인을 평가할 때 국가와 민족 전체를 위해서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일하는가를 보기보다는 우리지역에 무슨 선물을 갖다주었나하는 이른바 ‘빗나간 고향론’에 매이면 정치는 지역이기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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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후 정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전경.
물론 일반 주민들은 정치인이 성장해서 자기지역을 잘살게 하면 좋다는 생각을 하므로, 국가나 정부가 주는 예산, 개발, 건설 등의 공약이 실현되면 반겨함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 지역이기주의가 과해져서 나라의 중요한 일이나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뜻있고 양식있는 사람들의 조정이 지속적으로 주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평소에 이런 작용이 가장 주효하고 또 책임지고 해야 할 쪽이 언론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지역의 모 신문의 부장급인사가 노대통령의 고향과 약속을 거론한 글은 ‘빗나간 고향론’을 더욱 부추기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 칼럼 내용에서는 노대통령의 고향이 경남 김해임을 거론하면서 지난 연초에 노대통령이 고향을 방문했을 때 김해시의 가야사복원사업 등 610억원의 국비지원을 건의받아 흔쾌히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후 그 약속이 안 지켜져 8개월 후에 김해시관계자가 청와대를 방문해서야 비서실의 지원의사를 전달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출신의 대통령이 나오면 덕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쌈짓돈은 표가 나지 않고 그런 큰 단위의 국비지원약속을 지켜야 표가 나니 퇴임 후 고향에 오려면 주민에게 섭섭함을 주지 않도록 약속을 잘 지키라는, 보기에 따라서는 일종의 어름장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뒤 끝에 한마디 덧붙이기는 “대통령의 언급 중 ‘난개발의 전형적인 예는 김해라’는 말이 김해사람을 섭섭하게 했다”고 하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는 먼저 이 칼럼을 쓴 언론인이 중요한 사실 확인을 하지않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위를 하였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난 1월 19일의 대통령의 김해 오찬자리에서 김해시장이 국비지원이 필요함을 건의하였을 뿐, 대통령이 ‘지원을 흔쾌히 약속한’ 일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그 후 다른 지역신문에서도 김해시청에 직접 문의, 약속이 없었음을 확인하여 보도하였고, 필자가 알아본 다른 참석자들에게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오히려, 송은복 당시 김해시장이 오찬 후 밖에 나와서 대통령이 약속하지도 않은 사항을 약속한 것으로 왜곡 발표하여 여론을 몰고 간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노대통령의 고향에서 끝까지 한나라당 소속의 시장을 고집하여 대통령의 선거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반대편에 서있었던 송시장의 이중적인 행동에 대한 비난만 일어났을 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 칼럼은 노대통령의 ‘난개발의 전형이 김해’라는 발언이 섭섭하다고 했는데, 그 칼럼을 쓴 사람과 개발을 주도해왔던 당시 김해시장은 섭섭했을지 몰라도, 김해를 걱정한 많은 사람들은 주민들은 섭섭지 않았다. 난개발이 사실이었으므로. 지방선거 내내 김해시장 선거 후보 모두가 난개발임을 인정하고 대책을 내세웠는데, 난개발이란 지적이 섭섭할 리 없다. 오히려 대통령의 지적은 자기 고향에 대한 애정이 더 있어서라고 볼 수있다. 난개발을 지적하면 섭섭하다고 하는 언론인은 난개발인데도 개발이 잘 되었다고 사실과 다른 칭찬을 해야 좋아할 것인가?
위의 지적들을 통해서, 분명히 문제가 된 사실을 확인조차 안하고 발표하는 무책임한 자세와, 사실인데도 지적을 하면 섭섭하다는 말을 하는 언론인으로서는 황당한 시각과, 정치인이 쌈짓돈이 아닌 큰 예산약속을 선물해야 섭섭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준 칼럼이 우리 사회와 대중들에게 미치는 해독을 고발한다. 그런 자세와 시각을 갖고 무슨 정치발전을 주장할 수 있으며 어떻게 퇴행적이고 부패한 정치와 정치인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각성을 기대한다.
/이광희 (인제대학교 통일학부교수, 전 경상남도교육위원)
 
2006년 10월 07일 12:01:22 / 수정 : 2006년 10월 08일 1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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