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에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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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원펌 댓글 0건 조회 955회 작성일 06-10-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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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에게(3)

역사적인 탄핵 날, 날씨도 쾌청하였습니다.
평소 투쟁전선에 미온적이었거나 참여하지 않았던 함안지부에서도 지부장이 대의원을 대거 소집해 왔고, 본부 정책실장도 간간이 지원사격도 곁들여 분위기가 탱천했습니다.
사천 K동지는 기자들과 인터뷰까지 하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서명에 강요는 없었으며, 법외노조 고수라는 본조지침을 정본부장이 어겼으니 탄핵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죠.
탄핵사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서비스까지 곁들였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 중 사전 시나리오에 없던 자연스런 행동들이 배우들에게서 척척 나왔으니 입이 귀에 걸린 것이 오히려 당연하였지요.
이러다 정말 일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담배 하나 꺼내 물고 건물 밖으로 나와서 하늘을 보기도 하였지요.
가을 하늘이 참 높아 보였습니다.
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저 하늘만큼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앞으로 나의 길은 오직 전국공무원노조를 살리는 것뿐이라는 판단이 다시 한번 되새겨 졌지요.
도토리 키재기식 인물 경쟁으로는 절대로 넘볼 수 없는 것이 이 바닥의 생리가 아닌가.
반드시 정본부장을 탄핵하고 경남을 평정해야 내가 산다는 본능이 꿈틀거렸지요.
가을 하늘이 가물거리던 의식을 일깨워주자 다시 대회장으로 돌아와 동지들을 독려했습니다.
임시 의장을 맡았던 N동지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온 것은 그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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