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을 사면 후회할 것이라는 정부 당국자 말을 믿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강남 재건축 딱지를 사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하루 새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쓰시오….
그런데 입시 수능과 부동산 수능의 차이점이 있다. 입시 수능은 답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외우고 이해하면 맞힐 수 있다. 그런데 부동산 수능은 답이 없다. 그렇지만 답을 무조건 찾아야 한다.
100명 중 99명이 아니라고 해도 1명이 맞출 수 있는 게 부동산 수능의 특징이다.
또 입시 수능은 어김없이 공부 잘하는 사람이 좋은 점수를 받지만 부동산 수능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회사가 어느 날 분당으로 사옥을 옮겨서 강북에 살다가 끌려가듯이 무리해서 분당에 집을 샀다가 2~3년 내 20억 대박을 맞는 사람도 있다.
하다못해 3년 전 서울 변두리에 살다가 중학생 다니는 아들이 사고를 쳐서 같은 학교 불량배들과 어울리지 않도록 도망가듯이 수지 쪽으로 이사갔다가 3억원에 샀던 집이 십수억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당사자는 이렇게 뇌까린다. "아들놈이 제 밥그릇은 갖고 태어난 거여. 이래저래 공부를 못해도 가게 하나 차려줄 돈은 벌었네."
가끔은 부동산 수능시험지 번호(분양권)만 재수 좋게 받으면 시험을 치르지 않더라도 바로 합격되는 `부동산 로또`도 있다.
종전에는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면 학교나 학번, 고향, 다니는 회사 등을 묻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만나면 먼저 묻는 게 `어디 사십니까?`로 바뀌었다고 한다.
사람에대한 평가가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른바 몸값이 집값의 종속변수로 전락한 셈이다. 한마디로 온 나라가 부동산 역마살(驛馬煞)로 뒤덮였다.
그런데 또 웃지 못할 게 대한민국 국민들뿐 아니라 기업들도 수능시험을 본다는 것이다.
부동산 수능과 달리 기업들이 보는 규제 수능시험은 명확한 답이 존재한다. 그리고 시험이라고 하기에는 맞지 않게 이미 시험답안지도 쫙 돌았다.
단지 시험채점자들만이 오답을 외친다. 한 가지 더 웃기는 것은 답을 수시로 바꾼다는 것이다. 정부 관료들은 `답망`을 잘도 빠져나간다. 그들이 수시로 `법망`을 빠져나가면서 부패의 사슬을 이어가듯이. 참 어이가 없다.
얼마 전 전경련 등 경제5단체는 현실과 동떨어졌거나 개선이 시급한 규제 120건을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했다.
하나하나가 다 일리가 있는 내용이며 정답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정답`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도 들려오는 메아리는 `답 없음`이다.
기업활동은 기민한 판단과 과감한 투자가 사활을 가른다. 관치가 개입하면 할수록 기업의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존 규제도 모자란다는 듯 이중대표소송, 순환출자금지 등 재규제망을 짜고 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험의 사슬로 꽁꽁 묶어놓는다. 이런 말이 귓전을 때린다. "저를 시험하지 마시옵소서 제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