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도 아름다움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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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시 댓글 1건 조회 801회 작성일 09-07-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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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 미(美)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균형(balance)과 조화(harmony)이다.
 
 따라서 미인을 평가하는 기준도 신체의 부분적 구성요소의 균형비율에서부터 비롯된다. 요즘은 남녀를 불문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높기에 균형있는 몸매를 지니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아침저녁 쉼 없이 운동하고, 건강과 미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도시공간 속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복잡한 도시에는 사람만이 있는 게 아니다. 나날이 늘어나는 건물이며, 다양한 시설물과 녹지공간으로 채워져 가고 있다.
 
그렇듯 도시공간도 살아 숨 쉬는 사람과 같다. 아침에 눈을 떠 집에서부터 출근길 거리풍경과 지하철역을 지나 일터로 가는 길목, 건물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도시에 내가 살고 있구나!"
 
하고 느끼기에는 아직 멀다. 나아가 '아름다운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의 몸은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며 성형까지 서슴없이 하면서 우리가 숨쉬고 생활하는 삶의 터전인 도시는 왜 아름답게 가꾸지 않을까?

아름다운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관문인 동대구역부터 가꾸어야 한다. KTX가 개통된 이래 거의 모든 원거리 교통편이 고속철도에 집중되었기에 동대구역은 대구의 첫 이미지를 심어주는 주요 시설물이다.
아침, 저녁 서울출장을 위해 동대구역을 다니다보면 정말 불편하고 짜증난다.
서울, 대전, 부산 등의 대도시 역이 모두 갖고 있는 역앞 광장이 없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역내의 고객 서비스 시설도 거의 없다.
편의점과 음식점 선물가게만 즐비하고, 승객이 쉴 수 있는 독립공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다못해 은행 현금인출기도외부에 있어 비가 올 때나 밤에는 아주 불편하고 보안이 두렵다.

역부근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은 주차장시설을 좀체 찾기 힘들고, 역앞 도로는 아예 주차장이 될 정도로 마중 나온 승용차가 한 차로를 차지하고 있어 혼잡하기 그지없다. 그 뿐인가.
도착하여 반대편 주차장까지 계단을 한참이나 걸어가는데 이미 지칠 정도다. 늦은 밤 마지막 기차로 돌아올 때는 컴컴한 계단이 더욱 힘들고 무섭다. 승객을 전연 배려하지 않은 피곤한 시설물이다.

그 때마다 외국관광객이 큰 여행 가방을 가지고 이 계단을 어떻게 내려갈까 하는 생각을 자주한다. 아울러 KTX특실은 어느 국가의 고속철보다 호화롭다. 기분 좋게 동대구역에 내리면 그때부터 고생이다.
바닥에는 시커먼 껌자국과 먼지가 가득하고, 선로주변의 벽과 천장은 거미줄과 땟물자국으로 불결하며,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계단을 오를 때면 상·하행 구별이 없어 오가는 사람과 부딪힌다. 한마디로 고속철과 동대구역의 시설물과는 조화롭지 않다. 대구의 첫 인상이 그렇다.

어느 도시를 가게 되면 그 도시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 역 광장을 가보라고 했다. 그 지방 사람들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역에서 과연 우리의 문화를 얼마나 느낄 수 있겠는가. 낭만이 흐르는 무료공연 장소라든가, 대구의 곳곳에 아름다운 이미지를 심을수 있는 독특한 뭔가를 꾸며야 한다.
 
중구는 요즘 아름다운 동성로 거리, 나아가 전통시장인 방천시장을 한창 가꾸고 있다. 도심이 아름다우면 그나마 한층 쾌적한 도시로 변하게 마련이기에, 아름다운 중구에서 아름다운 대구가 될 때까지 우리 몸 가꾸듯 열심히 우리의 도시를 가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