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경제’ 깨울 지도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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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잠자는 경제 댓글 0건 조회 767회 작성일 07-01-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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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주자들이 경제성장률을 얼마로 공약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 중 한 문장이다. 경제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데 대한 불만과 좌절의 표현이겠지만, 경제학자로서 한 번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다. 과연 차기 대통령은 어느 정도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삼아야 하나?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경제가 과거와 같이 7%를 넘는 고속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적게 일하고 많이 즐기려는 것이 인지상정이기에 성장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즉 높은 저축률, 높은 투자율, 장시간의 노동을 통한 양적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임금 수준도 빠르게 상승했기에 제조업만 갖고 중국, 인도와 경쟁하기는 어렵다. 또 인구 고령화가 시작됐으니 복지 수요가 급증하고 성장 동력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여건도 불리해졌다. 냉전체제하에서 한국경제는 ‘자본주의의 첨병’으로서 특혜를 누렸다. 한국이 북한보다 잘살지 못하면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증명할 수 없기에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관세 혜택, 금융 지원 등 정치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시절이 있었다. 냉전체제가 종식된 지금 한국은 특별대우는커녕 후진국 지원에 필요한 적정 비용을 분담하라고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는다. 과거와 달리 한국 시장은 개방하지 않은 채 수출만 하겠다고 우길 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률 4%에 만족해야 하나
그렇다고 불리한 여건만 하소연하면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연평균 4%를 넘지 못하는 낮은 경제성장률에 만족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차기 주자가 경제성장률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도자의 선택이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 중요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 질문을 던져 보자. 과거 한국이 고속성장을 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과 최근 한국경제를 어렵게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독자들은 정당 선호도에 따라 매우 다른 답을 생각할 것이다. 필자의 답은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이다.
과거 한국이 중국보다 잘살던 때가 언제 있었나? 유사 이래 6·25전쟁 직후까지 중국은 한국보다 잘살던 나라였다. 마오쩌둥이 사회주의 기치하에 문화혁명을 시작하면서 중국은 뒤로 뛰기 시작한 반면, 한국은 자본주의 깃발 아래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1960년부터 1990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 중국의 성장률이 3%였으니 4%포인트의 성장률 차이가 30년 지속된 결과 유사 이래 처음으로 중국보다 한국이 잘살게 됐다. 잠자던 중국을 덩샤오핑이 다시 깨웠으니 앞날이 불투명하게 됐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의 성장률이 9%, 한국의 성장률이 4%였으니 이대로 20년만 가면 한국 근로자가 중국으로 취직하러 가야 할지 모른다.
지도자의 올바른 선택은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발전과 관련해 지도자의 중요한 역할은 ‘객관적 분석에 근거한 사실의 전달’보다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대내외 여건이 변해 경제 성장이 어려우니 있는 것이라도 나눠 쓰자는 정책은 너무나 소극적이다. 달성 가능한 수준보다 조금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하면서, 불리한 여건에 있을수록 핑계를 대기보다는 더욱 노력해서 더 나은 결과를 이루자고 격려하는 일이 지도자의 임무다.
국민 희망 되살릴 지도자 격려 중요
저투자율, 인구 고령화, 복지비용 증가, 대외 경쟁 격화 등 한국경제가 처한 불리한 여건을 다 고려해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2000년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5% 정도로 추정한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4%였으니 앞으로 6년간 연평균 6%씩 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이다.
경제성장률 6%는 객관적으로 보면 어려운 목표일지 몰라도 차기 대선주자는 이를 공약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래야 잠자려는 한국 사람을 깨워 중국보다 잘사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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