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최악의 황사 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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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악의 황사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07-01-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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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연구소 황사연구팀 전영신 연구관.  ⓒ
기상청은 중국 내륙의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데다 대기오염마저 심해서 올 봄에는 지난해 ‘슈퍼 황사’를 능가하는 최악의 황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황사 발원지에 내려야 할 눈이 오지 않아 황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예보다.

기상청의 황사 전문가 전영신 연구관은 “올 겨울 우리나라의 날씨가 더운 편이고 황사 발원지의 날씨도 마찬가지다”며 “이 지역에 소용돌이와 같은 바람이 일어나면 올 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황사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황사란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인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역과 황하 중류의 황토고원, 내몽골 고원에서 한랭전선의 후면에서 부는 강한 바람이나 지형에 의해 만들어진 난류로 인해 다량의 먼지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천천히 낙하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먼지 현상은 사막이나 건조한 곳에서 잘 나타나며 아시아 대륙에서 생기는 것을 ‘아시아 먼지(Asian Dust)’ 라 부른다.

황사는 지진이나 태풍처럼 한꺼번에 큰 피해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해마다 상당한 피해를 준다. 더군다나 황사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이 황사를 더욱 두렵게 만든다.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된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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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 중국발 황사가 사상 최악일 것으로 예상된다.  ⓒ
옛날에도 황사가 있었을까? 옛 문헌을 보면 먼지가 떨어지는 현상을 ‘토우’(土雨)라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또 국립국어연구원의 우리말 사전(1999)에는 ‘흙비’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바람에 높이 날려 비처럼 떨어지는 모래흙을 의미하며 황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삼국사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기록된 먼지 현상이 나온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신라 아달라왕(서기 174년) 때에 ‘우토’(雨土)라는 기록이 바로 그것이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당시에는 하늘의 신이 화가 나서 비나 눈이 아닌 흙가루를 땅으로 뿌린 것으로 믿어서 먼지 현상이 눈앞에 나타나면 왕과 신하들은 몹시 두려워했다고 한다.

먼지 현상은 주로 봄에 관측되지만 겨울에 관측되기도 한다. 고구려 보장왕(서기 644년) 때에는 음력 10월에 내린 눈이 붉은 색이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은 눈에 황토가 섞여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선시대 문헌에도 “한양에 흙비가 내렸다. 전라도 전주와 남원에는 비가 내린 뒤에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었다. 쓸면 먼지가 되고 흔들면 날아 흩어져서 25일까지 쾌청하지 못했다(명종 5년 3월 22일)”는 기록이 있는데, 이 역시 먼지 현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황사가 21세기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어 심각성을 던져준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공업화와 내륙의 사막화다. 중국은 현재 전 국토의 17.6%, 169만㎢가 사막으로 바뀌고, 개혁․개방이후 엄청난 속도로 이룩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황사발생이 증가 추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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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은 황사를 더 심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에 황사 발원지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 4월에 황사가 더 심해진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과 2004년도에 황사발원지에 내린 누적강수량이 예년보다 많았을 때, 국내 황사발생이 적었다. 하지만 강수량이 적은 2005년에는 발생횟수가 증가했다.

황사가 지나가는 일수도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지난 80년대는 3.9일이었지만 90년대에 7.7일로 증가하던 것이 2000년 이후는 12일로 늘었다. 이러한 사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황사가 더욱 심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만치 않은 황사 피해

중국과 몽골의 접경지역에 걸친 넓고 건조한 사막(바단자란, 텐겔, 올도스)과 황토고원, 내몽골의 먼지 현상은 강한 바람과 함께 모래가 공중으로 떠올라 1km 밖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며 이 중 50m밖을 볼 수 없고 햇빛마저 가리는 현상을 ‘흑폭풍’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흙먼지 발원지의 넓이는 사막이 48만㎢, 황토고원 30만㎢에 인근 모래땅까지 합하면 한반도 면적의 약 4배가 되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발원지 역시 다양하다.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는 중국과 몽골 접경의 사막이다. 이곳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비는 적게 내리는 반면, 증발이 잘 되어서 매우 건조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황토고원이나 내몽골 고원에서 떠오른 흙먼지가 큰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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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위성에서 찍은 한반도를 지나가는 황사 모습.  ⓒ
황사 연구차 이 지역을 수차례 방문한 전 연구관은 “1년 동안 내리는 비가 200mm가 되지 않아서 물이 부족하고 바람도 강해 식물이나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며 “이 지역은 황사가 불면 반대 방향으로 엎드리는 등의 대피법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지역 사람들의 황사 피해는 우리보다 심각하다. 지난 2005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중국 내몽고지역과 우리나라 제주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폐기능 및 미세분진 농도를 조사한 결과, 내몽고지역 초등학생이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로 인해 기도저항 증가 등 폐기능에 영향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황사 입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1〜1,000㎛(1㎛=10-6m) 크기의 모래와 1〜10㎛의 크기의 먼지이다.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흙먼지의 크기는 약 1〜10㎛로 모래보다는 먼지라는 이름이 더 적합하다.
1㎛ 크기의 흙먼지는 수년 동안, 10㎛ 크기의 흙먼지는 수 시간에서 수일 정도 공중에 부유할 수 있으며 실제 대기 중에서는 기상조건에 따라 떠 있는 시간이 달라진다. 흙먼지의 주성분은 규소, 알루미늄, 칼슘, 철 등으로 사막지역에는 석영(규소)이 많고 황토지역에는 장석(알루미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미세한 황사가 이동해오면 초등학교에 휴교 사태가 일어나고 항공기 결항, 호흡기 질환자 급증, 반도체와 같은 정밀 산업체 휴업 등 사회적·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다.

지난 2006년 단국대 권호장 교수팀이 2002년 6월에서 2005년 5월까지 수도권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황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황사의 피해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준다. 황사로 인해 건강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40.2%에 이르며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 수는 질환종류에 따라 6.2%(안구질환)에서 19.8%(하기도 질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황사시에 대기입자는 심한 황사일수록 규산알루미늄(aluminum silicate), 이산화규소(SiO2), 산화철(FeOx), 탄산칼슘(CaCO3) 등의 분포 비율이 커지고 황사의 이동경로에 따라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황사먼지와 반응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지난해 4월 8일~9일까지 황사가 극심했던 기간 중에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한 황사시의 납(Pb), 카드뮴(Cd) 등 중금속 농도를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철(Fe)과 망간(Mn)이 황사가 없는 평상시 농도에 비해 최고 12배에서 9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첨단 황사 예보모델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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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의 최신예 황사관측 장비인 마이크로펄스 라이더의 모습.  ⓒ
황사는 먼지와 바람이 어우러져서 생기는 자연현상이다. 또 중국·몽골 등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황사를 없애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황사의 최대 피해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이 중국에 피해보상을 요구해도 자연현상에 의한 피해는 국제법상 보상할 수 없다는 것이 중국 측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해마다 찾아오는 4월의 불청객 황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나?

전 연구관은 “자연현상인 황사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현재로는 없다”며 “중국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황사 발원지에 많은 나무를 심어도 너무 넓어 나무가 자라는 데는 최소한 10년 이상이 걸리고 건조지역이라 나무가 잘 자라게 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황사를 피하는 길은 아직은 예보가 최선이다. 황사에 대한 대책도 예보에 맞춰져 있다고 전 연구관은 말했다. “황사 이동현상은 일주일 전에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상청에서는 황사발원지의 비상 먼지 현상을 조사하고, 기상위성 영상을 분석해 수평분포를 감시한다. 그 후 공기의 흐름을 예상하고 기압 배치를 토대로 우리나라 상공의 황사통과 여부와 침적 가능성을 예측한다. 관악산과 안면도, 고산 등 전국 11개소에서 관측된 먼지 농도 변화를 참고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관측 장비인 ‘라이더’(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이용, 황사의 연직 분포를 조사하며 황사와 대기오염 물질의 관련성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황사예보모델 ‘아담(ADAM : Asian Dust Aerosal Model)’도 황사의 예측 능력을 높이고 있다. 아담이란 슈퍼컴퓨터로 황사 농도를 3차원으로 예측하고 48시간 내 예보하는 황사예보모델로 기상청이 자체 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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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공동 황사관측소.  ⓒ

물론 발원지인 중국과의 국제 협력도 강화된다. 기상청은 국내 19개 황사관측망 중 중요 지점인 백령도, 관악산, 광주, 부산, 울릉도의 5개소 지점 자료를 중국 측에 제공하고 중국은 황사 발원지인 하미, 둔황, 우라터중치, 둥성, 옌안의 5개소 지점의 자료를 전지구기상통신망(GTS)을 통해 매시간 교환한다.

해마다 찾아오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 황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직 없다. 우리는 정확한 예측을 위해 사용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에서 그 해결점을 찾고 미리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2@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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