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자체 6곳 통합논의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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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와글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09-08-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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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하남 치고 나가자 너도나도 "우리도 하자"

마산·창원·진해도 급물살 흡수통합엔 강한 거부


경기도발(發)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성남·하남시가 통합 추진을 전격 발표한 후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이튿날 안산시장이 기다렸다는 듯 시흥시에 '통합 러브콜'을 보냈고, 이에 앞서 지난 7월 경남 마산·창원·진해 시장들이 직접 만나 통합 추진에 뜻을 함께했다. 그러나 인구나 면적, 기반시설 등 '체급'이 다른 도시들은 처한 입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만 6곳 거론

자율적 통합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경기도다. 통합이 추진되거나 거론되고 있는 지역이 ▲성남·하남 ▲남양주·구리 ▲안산·시흥 ▲수원·화성·오산 ▲안양·군포·의왕 ▲의정부·양주·동두천 등 6곳이나 된다.

지난 19일 이대엽(74) 성남시장과 김황식(59) 하남시장은 "두 시장이 행정구역 통합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광주시를 제외한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며 불씨를 댕겼다. 자율적 통합 선언으로 정부의 지원을 확실하게 보장받은 뒤, 인구 110만 안팎의 광역시급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행정안전부 분석에 따르면, 성남·하남이 통합되면 향후 10년간 ▲각종 공공요금과 시설이용료 인하 1682억원 ▲장수 수당과 출산지원금 등 사회복지 서비스 확대에 따른 편익 105억원 ▲행정기관 규모 축소 215억원 등 총 2000억원 이상의 주민 편익 증대와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논의 초기부터 성남에서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절차를 무시한 이번 통합추진은 여론 수렴이나 지방의회와의 논의 없이 인기영합식으로 시장의 단독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성남시 지역위원회측도 "광주시를 통합에 포함해야 한다"며 "두 시장이 정치적 곤경을 타개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성남·하남'이 치고 나가자 박주원(51) 안산시장은 21일 "동등한 입장에서 두 도시의 시민·시의회 의견을 반영해 통합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를 만들자"며 통합에 관한 협의 제안서를 시흥시에 보냈다. 박 시장은 "반월·시화공단이 단지 행정구역 때문에 안산과 시흥으로 나뉘어 있다"며 "앞으로 진행될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사업도 두 도시가 합쳐져야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윤식(43) 시흥시장은 "통합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문수 지사 "억지 통합은 다툼 유발"

앞서 지난달 7일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처음으로 남양주시가 구리시에 통합을 제의하면서 통합 논의에 뛰어들었다. 이석우(61) 남양주시장은 당시 "역사적·문화적으로 동질성을 갖는 두 도시를 통합하면 왕숙천(川)을 중심으로 수도권 동북부 거점 중심도시가 탄생할 수 있다"며 통합을 제안했다.

그러나 박영순(61) 구리시장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이웃 자치단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구리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통합이 되더라도 구리시민이 낸 세금은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미비하고 면적이 큰 남양주시에 집중 투입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통합 논의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문수(58) 경기도지사는 21일 "통합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자치 측면의 주민 자율이 아닌 억지 통합은 안된다"며 "합쳐도 별 성과가 없는 곳에서 일을 추진하면 역풍을 맞고 반발과 다툼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성남과 하남, 안산과 시흥처럼 통합이 어려운 곳에서 괜히 분란만 일어나고 있다"며 "경기도에선 중앙정부가 인위적으로 잘못 나눈 안양·의왕·군포부터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마산·창원·진해 통합 급물살

경남에선 마산·창원·진해 3명의 시장이 지난달 만나 통합 타당성과 당위성 확보를 위한 공동용역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기에 마산과 인접한 함안군에서도 민간 위주의 행정구역 통합추진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서명운동에 나섰다.

전남 광양만권 여수·광양·순천시의 경우 여수시와 순천시가 저마다 "통합시의 중심이 되겠다"며 적극 나서고 있지만, 광양시가 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해 결사반대하는 입장이다.

목포시·무안군·신안군의 경우, 목포의 통합 의지가 강하다. 무안군은 목포로의 흡수통합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고, 신안군은 주민은 찬성, 군(郡)은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시도 완주군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완주군은 시와 주민 모두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