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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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눈물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09-08-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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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성장해 가면서 눈물을 더 많이 흘리게 될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나의 경우, 어린 시절보다 성장 해가면서 눈물을 흘릴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기억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4살 무렵부터 되돌아보면, 나는 항상 눈물을 참고 있었다.
 
 맏이라는 위치는 부담스럽게도 항상 정형화된 모습이 강요되었다.
 
그때는 눈물이 나약함의 상징인 양 여겨졌고, 부모님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웠다. 남들 앞에서 강한 척 해야 했던 나는, 강해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눈물을 참았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정말 그렇다. 때로는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감정을 좌우하기도 하는 것이다.
 
눈물을 참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졌던 나에게 영화나 문학작품을 읽고서 감동을 느끼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내 삶 이외의 이야기들에 흘릴 눈물은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의 나에게 있어 눈물은 단지 나약함의 상징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변했다. 20살을 기점으로, 눈물이 많아져 버렸다. 슬픈 음악, 슬픈 영화, 슬픈 소설에도 눈물을 흘렸고, 힘들 때는 자연스레 눈물도 났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다. 내 마음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확실한건 눈물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감정도 풍부해졌다.
 
웃음도 많아졌고 좋다, 싫다는 표현도 확실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울거나 웃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로 돌아간 것만 같다.
 
이제서야 나는 눈물이 인간의 감정과 이어진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눈물이 많아지면서 내 자신에게 솔직해져갔다. 내 자신에게 솔직하게 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솔직할 수 있게 되었다.

눈물과 우정

고등학교 때였다. 친하게 지내던, 아니,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다투게 되었다.
 
그 친구는 내가 늘 어느 정도의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늘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생각해 보면 그 때 뿐만은 아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그 무렵까지 내 주위엔 늘 친구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