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의 나무, 마을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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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무 댓글 0건 조회 812회 작성일 07-03-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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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과 외도, 오동도와 보길도는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섬이다.
 
이 섬들은 모두 울창한 숲으로 덮여있다.
 
선견지명이 있는 분들이 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는 나무를 잘 보존했기에 이 섬들은 우리들 마음속에 작은 이상향으로 새겨진 것이다.
 
하동과 쌍계사, 익산과 군산 사이의 벚나무길이나 광양의 매실나무 농원도 마찬가지다.
 
모두 먼 앞날을 내다 본 분들이 벚나무와 매실나무를 심었기에 전국의 상춘객들이 다투어 꽃을 보러 가는 명소가 된 것이다.
 
성경의 에덴동산은 과일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숲이다. 페르샤 어원의 파라다이스도 물이 있는 울창한 숲을 뜻한다.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숲과 물을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모든 아파트 분양광고를 보면 숲과 물을 즐겨 동원한다.
 
한 건설업체의 아파트는 서울시가 뚝섬에 조성한 '서울 숲' 인근에 있다는 입지조건 때문에 사상 최고가로 분양되었다.
 
이처럼 나무와 숲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엄청난 것이다. 남이섬과 외도의 사례처럼 관광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숲의 잠재적 가치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도시를 넓혀나가면서 아까운 숲을 서슴없이 깎아버리고 있다.
 
녹지가 없는 도시는 여름이 되면 견디기 힘든 찜통이 된다. 지구온난화로 도시의 열섬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우리의 나무심기운동도 이제는 방향을 크게 전환할 때가 되었다.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인 성공사례가 되었다. 이제 산을 가꾸는 일은 전문 육림가에게 맡기고 국민들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나무심기를 해야 할 때다.
 
 
산속의 나무 한 그루와 마을의 나무 한 그루는 효용가치나 부가가치가 크게 다르다. 나무심기가 산지에서 평지로 내려오고, 마을과 도시 속으로 들어와야 할 필요가 있다.
 
숲이 되기를 기다리는 땅은 우리 국토에 얼마든지 있다. 크고 작은 모든 도로와 하천 제방은 꽃나무길이 될 수 있다.
 
횟집과 모텔들이 을씨년스럽게 들어선 우리의 기나긴 해안선도 해송 우거진 숲을 잘 가꾸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남해의 다도해는 나무만 좀더 풍성하다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가 될 수 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얽혀 살벌한 한강도 제방과 둔치를 따라 숲을 조성하면 템스강, 라인강, 포토맥강 부러울 것이 없게 될 것이다.
 
도시의 나무심기는 우리 세대가 후손에게 물려 줄 가장 확실하고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신우재 (언론인) shinwj@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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