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太和江)의 보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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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전과정 댓글 0건 조회 936회 작성일 07-03-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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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지난 2003년 울산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 연어가 잡히자 주민과 시 당국은 환호성을 질렀다. 산업수도 울산이 이제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다시 태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였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 8월, 태화강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수영 마니아 200여명이 ‘제1회 태화강 전국 수영대회’에 참가해 태화강의 푸른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헤엄쳤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하수구의 오ㆍ폐수가 그득했던 태화강의 옛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한 때 공해도시로 오명을 남겼던 산업수도 울산이 친환경 생물의 대명사격인 연어와 꼬리명주나비가 만발하는 ‘생태환경도시’로의 대 변신을 시작했다. 특히 2005년 10월 16일부터 울산서 열린 제86회 전국체전을 계기로 ‘생태도시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도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제한된 경기장 조건 때문에 관중 없이 경기를 치렀던 조정 ․ 카누 경기가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서 벌어져서 지난 18일에는 1만여 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보는 등 이번 체전의 하이라이트로 떠올랐다.

울산의 이 같은 환경변화는 국내서는 처음으로 추진 중인 ‘에코폴리스(Ecopolis,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울산’ 건설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결과 울산 태화강은 ‘제1회 아름다운 하천 가꾸기’ 공모전에서 보전분야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2005년 11월 6일 세계일보 인터넷뉴스에 ‘아름다운 하천 가꾸기’ 공모전에 관한 기사는 다음과 같다.

『국내에서 최초로 복개하천을 복원한 제주시의 산지천이 한국하천협회가 주관한 ‘제1회 아름다운 하천 가꾸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제주 산지천은 지난 1966년~70년간 하천 5Km가 복개된 후 건물축조 등 개발이 본격화됐으나, 제주시는 1995년부터 14개동의 복개건물 철거 등 복원공사를 시작해 지난 2002년 6월 복원사업을 완료했다. 또 이 과정에서 높은 주민참여도와 국내 최초의 복개하천 복원사업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정비․복원분야’ 최우수상은 경안천(서울지방국토관리청), 우수상은 원천리천(수원시청), 경천(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차지했다. ‘보전분야’의 최우수상은 태화강(울산시 구간,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우수상은 낙동강(화회마을구간, 안동시청), 낙동강(경천대 구간, 상주시청)이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은 건교부의 아름다운 국토가꾸기 운동(하천분야)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하천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와 지방국토관리청에서 총 23건의 신청을 받아 총 7건의 당선작을 선정했다. 』

이 기사에서 보듯이, 울산의 태화강이 보전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나 같은 울산 토박이는 이 기사를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태화강에서 수영하고, 고기도 잡고, 물도 마음껏 마시던 태화강은, 울산의 공업화 이전의 아주 오래전의 일로만 기억하고 있다. 태화강은 시커멓고, 악취가 풍기고, 생활하수가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유입되고,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그런 강으로 여겨졌다. 심지어 어떤 사람이 자살하려고 태화강에 뛰어들었다가, 냄새가 심해서 죽음을 포기하였다는 여담도 있었다.

그러던 강이 서서히 살아났다. 수질은 2000년 BOD 4.9ppm으로 3급수(6ppm 이하)로 회복됐고, 2003년에는 2.7ppm으로 2급수(3ppm 이하)로 개선돼 고도정수추리를 거치면 식수로 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됐다. 2004년 11월에는 강 상류인 범서읍 구영리 물속에 연어 6마리가 나타나 울산시민을 흥분시켰다. 연어 출현은 1960년대 중반 이후 40년 만이다. 정말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제 이러한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렇게 태화강이 살아나게 된 ‘태화강 보전사업’과 우리나라 주요 하천의 복원을 살펴보겠다.



Ⅱ. 태화강 보전사업


울산시는 2003년 친환경 산업도시로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올해부터 국제환경단체 가입과 인증 취득, 에코폴리스(Ecopolis)계획 수립 등 생태 환경도시 건설을 본격 추진하기로 밝히고, 2004년 6월 9일 태화강 둔치에서 곽결호 환경부 장관과 지역 국회의원, 기관단체장, 시민 등 1만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코폴리스(친환경 생태도시) 울산선언' 행사와 '태화강 살리기 시민한마음대회'를 열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이 날 생태도시 건설 원년을 알리는 '에코폴리스 울산선언'을 통해 "울산은 지난 1960년대 이후 성장위주의 개발정책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환경 이 오염되는 아픔을 경험했다"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쾌적하고 활기찬 도시로 가꾸고 지켜나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태화강 살리기 시민한마음대회'에서는 한국잠수협회와 민간단체, 기업 체 등이 참가한 수상퍼레이드 및 수중정화활동, 꽃동산 조성 등의 시민환경 캠페인 이 펼쳐졌다. 시는 생태도시 울산건설을 위한 20대 중 ․ 단기사업을 발표하였다. 단기사업으로 △삼산배수장 수변공원화 △관공서 옥상녹화 △아산로 그린웨이 조성 △시 지정 에코스쿨 운영 △울산교 장미거리 조성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태화강 자전거 순환도로 조성 등 15개 사업이고, 중 ․ 장기 사업으로는 △태화강 ․ 동천강 조류 테마파크 △삼산매립장의 생태공원화 △생태통로 조성 △구영리 택지개발지구 생태주거단지 조성 △공단의 친환경 생태단지화 등 5개 사업이다.

이러한 에코폴리스의 일환으로 태화강이 살아났고, 울산시는 8일 올해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사업비 2천374억 원을 투입해 태화강 발원지부터 하구에 이르는 41.3㎞ 구간에 대한 수질개선 및 수량 확보와 생태복원공간 조성 등 중장기적 환경보전 및 개발계획을 담은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태화강 마스터플랜'은 △안전하고 깨끗한 태화강 △생태적으로 건강한 태화강 △친숙하고 가까운 태화강 △역사와 미래가 있는 태화강 등 4대 분야에 걸쳐 40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된다.

이번 계획에는 방류수 고도화사업(언양수질개선사업소 등) 본류 오염원 제어사업(우정고지배수터널 등) 하천자정계수 증진사업(반송리 반천현대아파트앞 등) 등은 물론 수변생태계 복원사업(태화강 백리 물고기숲 조성 등) 생태인프라 구축사업(태화강백리 오솔길 조성 등) 등이 포함된다.

또 둔치시설 기능 다양화 사업(언양 등 5개지역 잔디블럭 등 생태 주차장 조성 사업) 순환자전거 도로망 조성사업(국가하천구간 5개 코스 등) 교량리모델링 사업(울산교 등 총 5개소) 물환경관 건립 사업 등과 함께 태화강 역사문화 탐방로 발굴사업(태화강 전역) 태화강 역사복원 조사 및 설계(태화루 복원추진 등) 태화강 문화 축제 발굴 사업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하천 복원 사업은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거나, 계획 중이다. 이를 살펴보자.



Ⅲ. 대구 신천


대구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총길이 12.4㎞의 신천. 얼마 전 수성교 부근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환경 전문가는 물론 대구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질이 좋아지면서 1급수에서만 산다는 꺽지를 비롯, 잉어 붕어 등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지만 수달까지 서식할 줄은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천복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신천은 10년 전만해도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흘러드는 시궁창에 지나지 않았다. 수질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0㎎/ℓ를 훨씬 웃돌아 하천 근처에 가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하천 살리기에 나선 대구시는 우선 신천에 유입되는 오폐수 차단을 위해 신천에 오폐수 차집관로를 설치했다.

특히 건천(마른천)에 충분한 물을 공급해 주기 위해 121억 원을 투입해 송수관로 9.1㎞를 설치했다. 신천 하류에 있는 신천하수처리장에서 정화 후 방류하는 물을 하루에 10만t씩 상류로 끌어 올려 신천을 평균 수심 70㎝, 365일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바꿔 놓았다.

신천에 맑은 물이 다시 흐르면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물고기들이 돌아오는 등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다. 잉어, 붕어, 참붕어, 참몰개, 메기, 피라미, 갈겨비, 가물치 등 8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고방오리, 청둥오리, 황조롱이, 왜가리 등 18종의 조류가 찾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하천으로 거듭난 신천 수변공간은 평일 1만 명, 휴일 2만∼3만 여명의 시민들이 신천 둔치에서 산책이나 운동을 즐기는 등 웰빙공간으로 탈바꿈했다.


Ⅳ. 부산 온천천


청계천 복원 사업의 모델이 부산 온천천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산시 금정·동래·연제 등 3개구에 걸쳐 있는 총길이 14㎞의 온천천은 미꾸라지와 피라미는 물론 청정지역에 산다는 숭어까지 뛰놀 정도로 수질이 깨끗하다. 하지만 6∼7년 전만해도 악취가 진동해 사람들이 얼씬도 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연제구는 98년 11월 온천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리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99년 초부터 복원 사업에 들어갔다. 거제동 세병교에서 연산동 안락교까지 2.6㎞에 걸쳐 시민공원도 만들었다. 온천천 정비를 통해 수질개선은 물론이고 하천 범람문제까지 해결했다. 인근 지자체들이 하천복원에 참여토록 하는 촉매역할도 했다.



Ⅴ. 안양천


학의천은 70년대만 해도 BOD농도가 60㎎/ℓ가 넘을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하천이었으나 상류에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하고 꾸준한 정화활동을 펼친 덕분에 물고기가 살고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생태계가 복원됐다. 경기도 성남시가 지난 2000년부터 생태하천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는 탄천 지천인 분당천과 여수천, 동막천도 수질이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에 침팬지 연구의 효시이자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여·71) 박사가 지난해 11월 9일 경기도 안양천 지류 학의천을 찾았다. 구달 박사는 당시 “오염됐다가 복원된 안양천을 보고 싶어 왔다.”며 “자연생태계가 복원되면서 물고기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Ⅵ. 기타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들이 하천복원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청계천 복원사업이 성공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하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복개구간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해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과천시는 지난 94년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복개한 양재천에 대한 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과천주유소∼새서울교회 사이 697m 양재천에 덮인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하천 양옆에 산책로, 여울 등을 만들게 된다. 모두 142억 원이 투입되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영산강 지천인 광주천도 자연형 하천으로의 복원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는 동구 용연동 상류 지점∼서구 유덕동 영산강 합류지점 20.15㎞ 구간에 대한 복원공사를 지난해 착수했으며 오는 2009년 완공 예정이다.

시는 모두 600억 원을 들여 호안 콘크리트 옹벽과 둔치에 건설된 천변주차장을 철거하고 있다. 또 천변과 바닥에 부들 등 수생식물을 심고, 징검다리를 놓는 등 개발 전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상류쪽 물을 끌어 올려 건천인 광주천을 항상 물이 흐르는 ‘살아 있는 하천’으로 만들 계획이다.

경기도 수원시는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수원천 복개구간을 오는 2007년까지 완전복원해 시민의 품에 돌려주기로 했다. 지난 1994년 복개한 수원천의 지동교∼매교 사이 790m를 철거한다.

대전시도 1974년 대전천을 복개해 건립된 홍명상가와 동방 마트를 철거한 뒤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Ⅶ. 결론


하천에는 물을 이용하는 이수(利水) 기능,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 기능 이외에 환경 기능이 있다. 이·치수는 공학적 기능(engineering function)인 반면에, 환경은 자연적 기능(natural function)이다.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하천의 이수 기능의 극대화를 가져왔고, 동시에 토지 이용의 고밀화는 하천의 치수 기능의 확대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하천의 이·치수 기능은 적극적으로 확대된 반면에 환경 기능은 상대적으로 위축, 저하되고 나아가 일부 하천에서는 소멸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경제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지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서 잃어버린 환경에 대한 보전, 복원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특히 과밀화된 도시에서 친수성 하천 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 이른바 ‘하천환경개선사업’ 또는 ‘하천환경정비사업’이다. 하천환경개선사업은 하천의 환경 기능을 보전·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하천사업이라 할 수 있다. 하천환경의 개선 또는 정비에서 한 발 더 나간 개념이 이른바 하천복원이다.

삶의 질은 사회의 물질적 풍요나 기능적 효율성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사회의 경제적·문화적 건전성은 물론 대기 물 토양 등 환경의 건전성이 요구된다. 하천이나 호소는 지역 환경의 주요 구성 요소로서, 특히 자연성이 약한 도시에서는 귀중한 자연 환경의 일부이다. 따라서 훼손된 하천을 원래의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지역 사회의 자연 환경의 보전, 복원, 창출이라는 면에서는 물론 우리의 잃어버린 정서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이다. 또한 하천복원은 산 들 호수 해안 섬과 같은 다른 자연환경의 복원 중에서 가장 급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 하천복원은 자연복원의 시금석이다.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천복원사업은 지역을 흐르는 하천을 복원해 지역 주민들과 하천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는 하천공원화사업과는 차별된다. 이러한 사업의 계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모든 단계에서 지역주민들의 직·간접적인 참여가 기본이다. 이 점에서 하천복원사업은 이·치수 기능을 향상시키는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하천사업과 목적을 달리한다.

울산은 공업도시이고 그에 맞게 시커멓고 삭막한 도시였다. 그러다가 도시 미관을 좋게 만들고, 울산대공원을 만들고, 태화강을 살리고, 문수구장을 만들고, 에코폴리스 정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에게 여유로움이 시나브로 생겨난 것 같다. 내 생각이지만, 예전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그 웃음이 많아진 이유에 쾌적한 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이 게시물은 전체관리자님에 의해 2007-10-10 06:52:08 나도한마디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