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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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질주하는 중국 댓글 0건 조회 811회 작성일 07-03-16 17:05본문
<목 차>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10․끝> 한-중관계의 앞날…전문가 대담 2001/12/07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9> 한국의 활로 2001/12/0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실패는 없다" 중국시장 공략 7계명 2001/12/0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혼다자동차, 올해 5만대 넘게 팔아 2001/12/0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8> 한-중 수출역전 2001/11/28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일본기업들, 중국진출 실패연구 2001/11/28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7> 성장의 걸림돌 2001/11/2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은행 희생해 '국유기업 개혁' 2001/11/2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6> 中-日의 '경제大戰' 2001/11/19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5> 아시아 주도권 장악 2001/11/15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4> 세계자본 러시 2001/11/14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3> 반도체 혁명 2001/11/12
[華僑들의 파워] 동남아 각국 경제 50~90% 장악 2001/11/12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2> 반도체 혁명 2001/11/07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공무원도 인센티브 도입 2001/11/0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1> 젊은 인재 혁명 2001/11/06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떠오르는 젊은 세대 2001/11/06
[특집]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1) 젊은 인재 혁명
최고부자 20명중 30~40대가 13명…'젊은 대륙' 탈바꿈
유학생 11만명 입국 곳곳서 실권 장악
중국 최고지도자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의 나이는 75세다. 한국 김대중(76) 대통령과 함께 세계에서 최고령 국가 원수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 사회의 실권은 이미 30~40대 신예에게 넘어갔다. 예상대로 2002년 중국 주석에 후진타오(58) 부주석이 취임하면, 중국의 이미지는 「늙은 대륙」에서 명실상부한 「젊은 대륙」으로 순식간에 변모한다.
「선발 육팔세대, 육성 칠구세대.」
지난 2년간 중국 공산당과 지방정부․국영기업 간부들은 이 구호를 귀아프게 들었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을 선발하고, 90년대 대학을 다닌 70년대생을 키우라」는 뜻이다. 정부는 50대 지방 관료들에게 『너희들의 남은 임무는 젊고 유능한 후진들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국에서 「386세대」란 말이 유행어로 등장했다가 사라진 때도 이때쯤이다. 하지만 중국은 실제로 변했다. 중국은 지난 99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장인 허난(河南)성 성장에 이커창(李克强 46), 칭하오(靑海)성 성장에 자오웨지(趙樂際 44), 푸젠(福建)성 시진핑(習近平 48)을 등용, 「40대 성장시대」를 열었다.
중앙정부에서도 링지화(令計劃 44) 중앙판공청 부주임, 판웨(潘岳 42) 체제개혁판공실 부주임 등 중국 정부에서 차세대 지도자들로 꼽히는 인물은 대부분 40대다. 고위직의 40대 등용은 중국 사회의 실무 지도자급을 30대로 물갈이하는 촉매제였다.
산둥(山東)성 칭다(靑島)오 경제기술개발구에서 만난 장제(姜杰) 행정책임자(구장)는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37세다. 바로 밑에서 외자유치와 경제문제를 담당하는 자오스위(趙士玉) 부국장은 38세. 30대 두 명이 개발구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중국 지방정부에서 장․자오씨와 같은 30대 실무지도자 커플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국 경제계에서 세대교체 실험은 지난 99년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국유․종업원 7만명)에서 시작됐다. 경영위기에 몰린 디이자동차(第一汽車集團)는 총경리(사장)에 당시 서른여덟살의 주옌펑(竺延楓)이란 인물을 선임했다. 중국 경제계는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이 곧 이어졌다. 그는 취임사를 마치자마자 47개 사업부문 중 절반이 넘는 25개를 날려버렸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상징하던 관리직 사원수를 30%나 줄이고, 「부패」의 대명사였던 수의계약식 부품조달도 공개입찰로 전환했다. 세대교체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이후 중국 경제계에서 30대 CEO는 전 산업분야로 확대됐다. 중국 광둥성에서 만난 스완원(史萬文) TCL전자 총경리(TV부문)는 자신을 『서른넷』이라고 소개했다. TCL전자는 연간 200억위안(3조1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의 대형 가전업체(국유기업)다.
스 총경리는 회사의 지분을 대량 보유한 부자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회사가 자사주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에선 스완원 총경리와 같은 30~40대가 부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지가 최근 조사 발표한 중국 20대 부호 명단에는 30대가 6명, 40대가 7명씩 포함돼 있다.
「세대교체」란 쉽게 말해 구세대의 「밥통」을 신세대에 넘기는 작업이다. 따라서 구세대의 불만은 필연적이지만 신세대의 실력이 압도적이면 구세대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중국의 50대는 「문화혁명의 벽」에 갇혀 선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잃어버린 세대」로 불린다. 반면 중국의 30~40대는 개혁과 개방의 첫 번째 수혜자들이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선진기술」을 찾아 해외로 나간 중국 청년은 34만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중국으로 돌아온 유학생은 11만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베이징 IT단지인 중관춘에는 1000여명의 유학생이 귀국해 자리를 틀었다.
마이크로소프트․IBM․후지쓰․마쓰시타 등 세계적 기업들이 중관춘에 기초연구소를 잇달아 세우는 것은, 폭넓게 포진한 젊은 유학생들 때문이다. 속속 귀국하는 이들 유학파는 중국 사회․경제계 전반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해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경화시보는 한 면을 털어 29세 여성인 천위화 화유더캉 정보통신기술유한공사 사장을 게재했다. 도서시장 경영컨설팅업체인 화유더캉은 미국 자본의 투자를 받았다.
천 사장은 베이징인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와 하버드에서 역대 최고의 장학금을 받은 수재다. 90년대만 해도 이 정도 인재라면 거의 미국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국가발전계획위원회 훙관경제연구원 왕이밍 부원장은 『정부가 유학생들에게 공장부지와 사무실을 제공하고 창업자금을 융자하는 유인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용틀임하는 「중국 다이나미즘」의 원천은 밀려드는 국제자본이 아니라 젊고 실력있는 인재들이다. 인재를 키우면 돈은 스스로 굴러 들어온다―. 중국의 정책 중심이 「해외자본 유치」에서 「인재육성」으로 바뀐 것은 나라의 성장엔진에 대한 중국의 시각 변화를 의미한다.
현대 중국의 상징인 상하이 중심가에는 「과교흥국(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일으키자)」이란 슬로건이 붙어 있다. 현재 개혁세력으로 급부상하는 30~40대를 이어갈 또 다른 미래 세대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특집]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1) 떠오르는 젊은 세대
▶ 이커창 (46․허난성장) 베이징대 경제학박사. 99년 성장 발탁
▶ 자오웨지 (44․칭하이성장) 99년 42세 나이로 최연소 성장 발탁
▶ 주옌펑 (40․디이자동차 총경리) 99년 총경리 취임 후 구조조정 단행
▶ 양위안칭 (37․롄샹그룹 총재) 89년 롄샹 입사, 12년만에 총재 취임
▶ 스완원 (34․TCL전자 총경리) TCL 최연소 총경리. TV부분 총괄
▶ 순광신 (39․광후이치예그룹 회장) 중국 9번째 부자(포브스 선정)
▶ 류한위안 (37․충웨이치예그룹 회장) 중국 11번째 부자(포브스 선정)
[질주 중국 자본주의] 반도체 혁명…"한국 곧 추월당한다"
인텔 등 반도체업체 중국행 '러시'
자본-인력 대규모 투자…기술이전 붐
반도체 산업은 한국경제를 먹여 살리는 젓줄이다. 그런 한국의 반도체산업을 중국이 바로 코앞까지 쫓아왔다. 가전과 섬유 등 여러 산업 부문에서 중국이 파죽지세로 한국을 추월했지만, 그래도 반도체만큼은 한국이 5~10년간은 우위를 지킬 것이라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6월 발표한 「중국이 몰려온다」라는 제목의 경제보고서에서 반도체는 10년 뒤까지도 한국이 중국에 앞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은 이제 우리만의 착각이다. 현실은 한․중 반도체 기술 격차가 1~2년 앞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하이 푸둥(浦東) 장장루(張江路) 18번지. 잡초가 무성한 이 벌판에 최근 초대형 반도체 공장이 들어섰다. 중화국제집성전로제조공사(중화국제집성전로제조공사․SMIC). 지난해 9월 150명의 대만 반도체 기술자들이 떼를 지어 중국 대륙으로 넘어간 이후 1년 만에 완공한 공장이다.
1차로 14억달러가 투자된 이 SMIC는 1, 3 라인(fab)을 준공했고, 지금은 밤을 새워가며 2라인을 건설 중이다. SMIC는 이미 월 2000장의 8인치 웨이퍼(반도체 재료인 둥근 원판)를 가공하고 있다. 이달 20일쯤부터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도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더 중요한 것은 SMIC가 첨단 0.18미크론(1미크론은 100만분의 1m) 반도체 가공기술을 내년 말쯤 독자적으로 보유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가공기술은 세밀할수록 고급 기술이다. 0.18미크론 가공기술은 삼성전자가 지난 99년 3분기부터, 하이닉스 반도체가 작년 1분기부터 처음 도입한 첨단기술이다. 이 기술을 중국업체가 보유하게 되면 중국과 한국의 반도체 격차는 1년6개월~3년 정도로 좁혀진다.
중국이 기껏해야 0.25~0.35미크론 가공기술밖에 없을 것이란 방심에 빠져있던 국내 반도체업계는 보기좋게 허를 찔린 셈이다.
불길한 징후는 또 있다. SMIC 공장에서 승용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진차오(金橋) 수출가공구 내 촨차오루(川橋路)에 자리 잡은 후아홍 NEC 공장. 중국 정부와 일본 NEC가 8대2의 비율로 투자한 공장이다. 이 곳에선 현재 매월 2만장의 8인치 웨이퍼를 가공하고 있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원판의 크기는 넓을수록 제품 당 생산원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다. 그 동안 국내에선 중국이 아직 6인치 웨이퍼 생산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믿어왔지만 그것도 착각이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후아홍NEC의 주력 생산품목이 128메가 D램․휴대전화기용 S램․플래시메모리(디지털가전) 등으로 한국업체들과 100% 겹친다는 점이다. 도시오 오우타(태전 투사부) 부사장은 내년 말까지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월 3만장으로 늘리고, 2~3년 이내에 생산시설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즘 세계 반도체 업계에는 차이나행 엑소더스(Exodus to China)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IT(정보기술)불황 속에서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인력과 자본이 중국으로 대이동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국 인텔은 최근 상하이 푸둥에 있는 플래시메모리 조립공장의 생산량을 2004년까지 4배로 확장하고, 중국에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1200명인 상하이 공장의 근로자수도 42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모토로라는 내년 말까지 19억달러를 투자, 텐진(天津)에 휴대전화기용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NEC는 중국 정부와 협력, 2개의 반도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또 상해 푸둥의 장장(張江) 파크에는 올 들어 SMIC․GSMC․상하이벨링․ 타이룽반도체와 같은 대형 업체들과 장비회사 50여개가 무더기로 입주했다. 반도체가 뿌린 대로 거두는 장치 산업의 특성이 있는 만큼, 이들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2~3년 이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운명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이처럼 무서운 기세로 발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 강국 대만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지난 90년대 이후 대만은 반도체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를 했으나 일본․한국의 높은 벽을 높지 못했다. 결국 대만의 반도체 자본은 거대한 시장 저렴한 투자 및 인건비라는 중국 대륙의 장점까지 합쳐, 한국과 일본을 뛰어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예를 들어 SMIC․GSMC․타이룽반도체 같은 중국 내 대형 반도체 업체들은 모두 대만자본과 기술이 중국의 노동력과 결합한 회사다. 총 투자비가 16억달러나 들어가는 GSMC(상해그레이스반도체) 반도체 회사는 장쩌민 주석의 아들인 장진헝(江錦衡)과 대만 포모사그룹 출신의 리챠드 웡이 손잡았다.
국내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이 같은 국공합작(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이 손잡는 것)이야말로 한국 반도체산업을 위협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과학원 교수인 조우시창(芻世昌) 후아옹NEC 부회장은 향후 중국경제의 버팀목은 정보통신 산업이며, 그 핵심은 반도체라며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한국의 한판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질주하는 중국 자본주의] (3) 화상(華商) 네트워크
3조5000억달러 세계 화교자본 본토로…본토로…
베이징-상하이 등 빌딩-공장 속속 신축-인수
중국이 뭉치고 있다. 13억 중국인과 3000만 화교들이 「자본주의」 깃발 아래 손을 잡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화교를 통해 「방대한 자본」을 얻고, 화교들은 중국 대륙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 160여년의 화교 이민사에서 지금처럼 고국을 향한 회귀 열기가 뜨거운 때는 없었다.
지난 9월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린 6차 화상(화교상인)대회. 중국 본토에서 열린 첫 화상 모임인 이날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화상 4800여명이 운집했다. 외신기자들도 대거 몰려들었다. 「기회의 땅」 중국과 화교 자본이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상징적 행사였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해외 이민과 그 자손들이 조국에 공헌해주어야 한다며 중국이라는 뜨거운 땅덩어리에서 더 많은 발전의 기회를 찾기 바란다고 본토 투자를 호소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세계 화교자본은 대략 3조3500억달러(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 추정)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화상들은 전 세계 130여개국에 「실핏줄」처럼 퍼져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화상들의 인적․물적 네트워크가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동남아 경제는 사실상 화상들이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교들은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에서 인구 구성비로는 소수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이 소속 국가 경제력의 50~90%까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경제가 바로 화교권 경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화교들은 동남아 지역에서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대통령,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와 고촉통 현 싱가포르 총리 등이 대표적인 화교출신 정치인들이다.
화교 자본의 중국 이동은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 가시화된 99년부터 큰 물결을 이루기 시작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을 2~3년 사이에 세계 선진도시로 탈바꿈시킨 것도 화교자본의 힘이다.
천안문 오른편의 아시아 최대 복합빌딩군이라는 동방플라자는 홍콩 재벌 리자청(李嘉誠)의 작품이다. 맞은편에 하늘을 찌르는 선훙카이 빌딩도 홍콩의 부동산재벌 궈빙샹(郭炳湘) 형제가 투자한 것이다.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장안 대로변의 웬만한 고층빌딩이 거의 화상자본으로 건설되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중국 기간산업에도 화교자본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대만 화상 왕융칭이 이끄는 호모사 플라스틱은 중국 쑤저우(蘇州)에 70억달러 규모의 대단위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리자청의 허치슨황포아그룹은 상하이 등 중국 9개 도시에서 항만건설 및 관리사업에 수억달러를 쏟아부었고 내년에는 종합병원 건설에 4억3000만달러를 투자, 의료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그동안 대만․홍콩에 비해 중국 진출에 소극적이던 싱가포르, 필리핀 지역의 화상들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화상의 1~3위(시가총액 기준)를 점하고 있는 화차오(華僑)은행, 다화(大華)은행, 화롄(華聯)은행이 최근 베이징에 나란히 첫 지점을 개설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해외자본이 중국에 직접 투자한 407억달러 가운데 50~60%를 화교자본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교들이 동남아에서 벌여놓은 기존 사업들을 철수하고 속속 중국으로 옮겨감에 따라 동남아지역 산업이 거덜나고 있다는 경계론이 비등할 정도다.
중국으로 몰리는 것은 자본만이 아니다. 사람도 급속히 움직이고 있다.
상하이와 인근 장쑤성의 공업지대를 합친「대상하이」지역에는 줄잡아 30만명의 대만인이 거주하고 있다. 상하이 구베이(古北) 지역에는 아예 대만촌이 생겨났다.
대만기업들이 최근 1~2년 동안 대거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이를 따라 조국으로 돌아가 정착하는 해외 화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뿐만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 화교 사회에서도 요즘 중국 이민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들에게 상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