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 속히 뜯어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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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단체협약 댓글 0건 조회 679회 작성일 09-10-0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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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이 시의 규칙과 상충할 때는 조합원에게 유리한 조항을 적용한다." 노동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부산시 단체협약 중 한 조항이다.
 
이는 "법령·조례·예산으로 규정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단체협약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공무원노조법 10조 1항에 위반된다. 지자체 단체협약 중에는 인사권을 침해하거나 임용권을 제한하는 내용도 있다. 차량이나 각종 시설물을 지원토록 해 경비 지원을 금지한 공무원노조법을 어긴 경우도 있다.

공무원노조법이나 지방공무원법 등에 어긋나는 공무원 단체협약이 많지만 제대로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소신껏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지자체가 해당 단체협약 조항을 폐기하려 해도 공무원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노사 합의로 고치게 돼 있는 단체협약 시정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노동부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사이에 시군구 및 교육청 등 전국 25개 행정기관에 공무원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해당 행정기관 대부분은 이를 무시하고 있고 노동부도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기간에 관련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한 기관은 경남 고성군과 서울 성동구뿐이었다. 시정명령을 받은 뒤 2개월이 지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수사에 착수하거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앞장서서 법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태연히 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심한 부분은 선출직인 지자체장들이 차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노조와 대립하는 걸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태호 경남지사가 최근 산하 시장·군수들에게 공무원 노조의 불법 활동을 절대로 눈감아줘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노조 만능주의를 바로잡기 위한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단협을 고치지 않는다면 형사처벌 등 강도 높은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 지방 정부가 잘못할 때 중앙 정부마저 나서지 않으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