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質은 선진화의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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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삶의 質 댓글 0건 조회 613회 작성일 09-10-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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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발전의 수렴 이론이란 것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진국의 발전 속도는 점점 더뎌지고, 개도국의 발전은 빨라서 국가들의 경제 발전 속도가 종국에는 비슷해지리라는 주장이다.
 
한때 급속한 성장률을 보이던 아시아 개도국의 성장률이 5% 이하로 낮아지고, 잘 나가는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2~3% 정도니까 수렴 이론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수렴 이론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겪은 4~5%의 힘 있는 성장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미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에 있어서의 5% 성장은 획기적인 일이다.
 
이러한 경제 성장의 결과 199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3196달러이던 미국이 2008년에는 4만7440달러를 기록했고,
 
 프랑스는 1만7323달러에서 4만6037달러로 상승했으며, 노르웨이는 1만7936달러에서 9만4387달러가 된 것이다.

선진국의 경제 성장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이른바 내재적 성장 이론이다.
 
즉, 경제 성장은 단지 더욱 많은 외부적 생산 요소의 투여 때문이 아니라, 집적의 경제, 지식의 생산과 학습, 국가 정책 등과 같이 국가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요인 때문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제 발전은 실리콘밸리, 할리우드, 뉴욕 월가 등에 그곳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서로 학습하고 경쟁하면서 이뤄지는 것이지, 단지 생산의 3요소가 양적으로 더욱 많이 투입돼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근래 몇 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5% 미만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연구기관들은 향후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4.3%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이 앞으로 잠재성장률만큼의 경제 성장을 지속한다고 해도 1인당 국민소득에서 구미 선진국을 따라잡기란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이미 도시화율이 90%에 달하고 대학진학률이 83.8%인 산업국가다.
 
 새롭게 투입할 자연자원도 많지 않다. 이 점을 놓고 볼 때,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양(量)보다 질(質)이다. 그리고 여기서 ‘질’이란 무엇보다도 ‘인적자원의 질’이다.

현대는 지식사회다. 지식사회에서의 지식은 궁극적으로 창조적인 개인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개인 삶의 질을 높이 받들지 않는 환경에서 창조적인 개인과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하는 삶의 질을 비교하기 위한 인간개발지수(HDI)를 보면 올해 한국의 인간개발지수는 1.0 만점에 0.937로 4년째 26위다.
 
 한국보다 한 발 앞선 나라에는 싱가포르, 홍콩, 그리스 등이 있고, 한 발 뒤에는 슬로베니아,
쿠웨이트, 키프로스 등이 있다. 선진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도국도 아닌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또 다른 씁쓸한 수치다.

요즈음 프로야구가 인기다. 10여년 전과 비교할 때 한국 프로야구는 선수 기량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렇지만 한국 프로야구가 스스로 제2의 박찬호, 추신수, 임창용 등을 만들 수 있을까?
 
박찬호와 임창용은 한국에서도 빠른 볼을 던졌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시속 3~4㎞ 더 빠른 볼을 던진다.
 
 그리고 3~4㎞ 더 빠른 볼은 성과에 있어 큰 차이를 만든다. 왜 그들은 한국보다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더욱 빠른 볼을 던질 수 있을까?

같은 선수가 3~4㎞ 더 빠른 볼을 던질 수 있게 만드는 곳이 선진국이다.
 
이 땅에서 제2의 박찬호와 임창용을 만들지 못하는 한, 한국은 선진국이 아니다.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고려는 3~4㎞ 더 빠른 볼을 던지고,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들고,
 
그리고 노벨상을 받는 ‘선수’를 키워내기 위한, 그리하여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