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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이비통 댓글 0건 조회 1,252회 작성일 09-10-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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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직장인 김은성씨(30)의 옷장을 들여다보면 유니클로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옷이 70%가 넘는다. 하지만 가방만은 루이비통 · 샤넬 · 입생로랑 등 100% 명품뿐이다.

#사례 2.수려한 외모의 여자가 옆을 지나갈 때 같은 여자로서 가장 먼저 시선을 두는 곳은 어디일까. 얼굴도몸매도 아니다. 손에 든 가방이다. 아무리 예쁘게 생겼어도 '짝퉁 티'를 팍팍 풍기는 루이비통 백을 들었다면 금세 관심을 끄지만 샤넬 빈티지 백이라면 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다.

'남자는 시계,여자는 가방'이란 말이 스타일 공식이 되었듯이,명품 가방은 여성들 사이에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여성들은 거리에서 똑같은 옷을 입은 여성과 마주치면 창피한 마음에 온 몸이 움츠러들지만,수십 명이 똑같은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백을 들고 있는 것을 봐도 아무렇지 않게 느낀다. 오히려 비슷한 경제력과 관심을 가진 동료의식마저 생긴다는 여성들이 많다. 그래서 '지영이백'(흔한 이름처럼 흔한 가방),'3초백'(3초마다 볼 수 있는 가방)이란 별명이 붙은 스피디백이 지금도 날개돋친 듯 팔린다. 심지어 '애인보다 명품백이 낫다'는 말이 골드미스들에게서 서슴없이 나온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가 펴낸 '럭셔리코리아'에선 한국 여성들의 명품 소비 형태를 △과시형 △질시형 △환상형 △동조형 등 4가지로 분류했다. '과시형'은 부유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남들과 차별화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질시형'은 부유층을 모방해 무시당하지 않도록 명품을 갑옷 같은 '보호장비'로 활용한다. 또 명품을 통해 자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환상형'과 유명 연예인이 든 모습을 보고 기꺼이 지갑을 여는 '동조형'도 있다.

최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명품백에 얽힌 30대 커리어 우먼들의 솔직 토크를 들어봤다. v&b갤러리 주얼리 · 가방 디자이너 안윤경씨(35),명품업체 C사의 전 홍보담당자 홍선기씨(31),스타일 칼럼니스트 피현정씨(38)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자기 과시냐, 자기 만족이냐

만나기 전 이들에게 한 가지 미션을 줬다. 각자 가장 좋아하는 명품 가방을 하나씩 들고 나오라는 것.약속시간이 되자 이들은 한손에 각각 MCM 보라색 에나멜 빅백(피현정),10년 된 샤넬 클래식 2.55(홍선기),직접 디자인한 가방(안윤경)을 들고 나타났다.

의외였다. 예상과 다른 가방들이었기 때문.피씨는 "가방이든 화장품이든 국내 최고 브랜드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물론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루이비통,샤넬 등 30여개 명품백을 갖고 있지만 오늘은 요즘 글로벌 브랜드로서 자부심이 생긴 MCM백을 들고 왔다"고 설명했다. 매달 한 개 이상 명품백을 산다는 홍씨는 "10년 전 영국 유학시절 구입한 것인데 처음 크림색이 이렇게 예쁘게 변했다"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오렌지빛 샤넬백을 소개했다. 안씨는 "내가 디자인한 것인데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단 하나의 가방"이라고 당당하게 자랑했다.

이들 가운데 홍씨는 김난도 교수가 정의한 소비 유형 가운데 '환상형' 범주에 속한다. 예쁘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격대에 관계없이 구입하며,갤러리아백화점 VIP 고객이다. 어머니로부터 선물받은 에르메스 캘리백부터 대학 입학 때 구입했다는 디올 가방까지 도대체 몇 개를 갖고 있는지 세어보기 힘들 정도란다. 남자친구에 대한 관심보다 나를 꾸미는 데 에너지를 쏟아낸다는 그는 "평소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어 이를 커버하기 위해 예쁜 명품 옷과 가방 등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본격 솔직 토크에 들어가기 전 이들은 "명품족을 된장녀 취급하는데 두 가지로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브랜드만 따지는 '자기 과시형'과 럭셔리 제품을 즐기는 '자기 만족형'이 있는데 본인들은 후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명품백은 '나에게 주는 선물'

홍씨는 월급과 상관없이 명품을 사들인다. 명품업체 홍보담당자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해당 브랜드만 입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그는 "직원 할인이나 패밀리 세일을 이용해 구입하는데 월급의 몇 배 이상 사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고 귀띔했다. 계속 이 일을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노예계약'처럼 제품들을 사들인다고.셋 모두에게 명품백은 '보상의 도구'다. 열심히 일하고 산 데 대한 대가로 하나씩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평소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 쇼핑으로 해결하는데 그 누구보다 위로가 빠르고,나를 위한 투자로 효과 만점이라는 것.

갈수록 선택 기준 까다로워져

안씨는 "20대와 30대는 관심의 포인트가 다르다. 20대는 또래 집단과의 관계가 중심이었다면 30대인 지금은 나 스스로에게 질문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아가 강해지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확고하게 정해진다는 것.그래서 안씨는 직업에 걸맞게 본인이 들고 싶은 가방을 직접 만든다. 그는 "20대엔 '잇 백'에 관심이 많았지만 요즘은 역사가 묻어나는 빈티지 제품에 시선이 쏠린다. 마찬가지로 애인을 고르는 기준도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라,일단 만나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남자의 세세한 사항까지 까다롭게 따진다고 한다.

2009102381401_2009102430701.jpg안씨는 "최신 유행 제품이 지금 당장 예쁘기는 하지만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남들이 예쁘지 않다고 해도 내게 어울리는 것이라면 산다"고 말했다. 이렇게 깐깐해진 30대에 접어들고 보니 애인을 만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지만 명품백을 구입하는 빈도는 더욱 잦아진다는 것이다.

명품 가방 vs 애인

홍씨는 "괜찮은 가방을 구입한 후 얻는 만족감은 백번의 소개팅과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명품백과 애인 모두 처음 봤을 땐 설렘과 행복감이 넘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흘러 변해가는 애인의 마음과 달리 명품백은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만족감을 채워 준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반면 애인은 늘 나에게 맞추기 힘들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피씨는 "상대를 나에게 맞추려고 하면 집착이 생기고 자꾸 부딪치게 된다"며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해 주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30대 초반엔 투명 메이크업에 펜슬스커트 등 남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맞춰봤지만 결국 못 버티고 다시 내 모습을 찾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애인도 백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은 진짜 에르메스를 들고 있어도 가짜인 것처럼 느껴지는가 하면,반대로 벼룩시장에서 산 1만원짜리 가방을 들어도 희귀 명품을 든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단순히 스타일리시하다,아니다로 구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성품,몸가짐 등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 흘러나오는 것이다. '명품 남자'를 만나려고 하기 전 내 자신부터 명품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