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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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졸장부 댓글 0건 조회 658회 작성일 09-10-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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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싸움을 만들지도 못하고

큰 도적도 되지 못하고

큰 장사도 꾸리질 못하고

큰 글도 쓰지 못하는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싸우다 보면 이웃들이 더 눈에 밟히고

이웃 보다는, 내 처 새끼들이 더 애절한

나는 필부의 졸장부이로소이다

싸움도 큰 싸움을 하고 싶고

도적이 된다면 큰 도적놈이 되고 싶어도

졸장부 가슴은 언제나

언덕 비탈에 걸려 아래만 바라봅니다


졸장부 가슴에도

썩은 땅을 갈아엎어 새 씨앗을 뿌리고

호수처럼 수평의 세상도 그려 봅니다

혁명을 꿈꾸는 무명의 동지들은  

오늘도 맨발로 벌판을 해매이고

별 이 된 열사들은

졸장부 머리위에 반짝거리고

졸장부 작은 가슴은

오늘도 숨어 엎드려

하늘도 바라보질 못하고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나는,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