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신종 플루의 위력이 만만치 않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기승을 부리는 신종 플루로 감염자수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라고 불릴 만큼 전염 속도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각 학교는 물론 어린아이를 둔 가정은 비상이다. 충북 도내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교의 일일 발생 현황을 보면 27일 현재 144개 학교에 115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또 등교 중지나 격리치료자는 276개교에 2706명으로 이들은 학교를 떠나 나홀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휴업이나 휴반 중인 학교는 초등학교 9개교와 고등학교 2개교로 집계돼 신종 플루의 감염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느끼는 신종 플루는 공포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받거나 경미한 감기환자까지 귀가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너무도 무대책이다.
휴업이나 휴반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서 신종 플루는 여전히 무방비한 상태다. 더구나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고3 수험생들이나 학부모가 갖는 신종 플루의 불안감은 우려 그 이상이다. 신종 플루의 확산 추세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학교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에서는 급기야 수험생을 위한 대비책 강구를 요구하는 주문을 하고 나섰다. 이들은 뒤늦은 대처와 백신 접종으로 수험생들에게 신종 플루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수험생을 위한 대책은 물론 차후 시험을 보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조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신종 플루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자칫 시험을 망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대학이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매진해온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준비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불안 요소가 잠재돼 있으니 걱정이 두 배인 것은 당연하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수험생 못지 않다.
성급한 판단일 수 있겠지만 이런 상태로 신종플루 확산이 진행된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날짜 변경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에서 치르게 될 시험은 자신의 능력 발휘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신종 플루의 더 큰 확산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닫힌 공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책을 세운다 해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은 신종플루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신공급에 차질을 보이면서 감염 환자를 용이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대처법은 너무 안이하다. 학교가 감염의 확산지임에도 학사 일정을 고려한 학교당국은 휴교령 검토에 미진하다.
행정절차를 따지고 관리법안을 만드는 사이 신종 플루의 확산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어버린 꼴이 되었다. 지금은 느린 대처보다 신속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빠르게 감염되며 확산하고 있는 신종 플루를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지 머리를 모을 때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병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마다 줄 선 풍경은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해도 어마어마하다. 검진을 받으려다 오히려 환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우려는 이제 우려로만 그칠 것 같지 않다. 정부와 학교당국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