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경제도 '희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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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은 댓글 0건 조회 1,222회 작성일 09-12-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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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경제도 '희망'은 없었다
미국발 경제 위기 서민 위협…노 전 대통령 서거 국민 패닉
newsdaybox_top.gif 2009년 12월 09일 (수) 경남도민일보 btn_sendmail.gifwebmaster@idomin.com newsdaybox_dn.gif
매년 이맘때만 되면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떠오르지만, 올해는 어느해 보다 이 말이 적당한 것 같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도내에서 있었던 일들을 각 분야별로 결산해 본다.

2009년은 서민들이 희망을 찾기가 어려웠던 한해였다.

작년에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자금난에 봉착한 중소기업들이 도산에 직면했다. 기업의 어려움은 노동자·서민들에게 칼바람이 되어 밀어닥쳤다. 창원에 있는 대호MMI, 대림비앤코, 대림자동차의 수백 명 노동자가 정리해고 됐다. 그 칼바람은 우리 경제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금도 계속 불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암울한 한 해였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로비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접한 국민은 패닉을 경험해야 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한해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국민 곁을 떠남으로써 국민이 느끼는 상실감은 컸다. 최근에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오근섭 양산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뇌물죄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복 진해시장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정부가 4대 강 사업을 밀어붙이면서 1년 내내 논란이 이어졌다.

수질개선과 수량확보, 경제살리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4대 강 사업이 필요하다는 정부와 4대 강 사업은 4대 강을 죽이는 사업이라는 재야·환경단체가 맞섰다. 도내에서는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문제로도 파생됐다.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의 민심이 들끓었지만 정부, 수자원공사, 경남도, 정치권 어느 쪽도 속시원한 해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원성을 샀다.

진주 혁신도시 조성도 기대에 못미치면서 도민의 실망감을 키웠다. 이전 예정이던 공기업의 일부 핵심 부문이 서울에 잔류하는 것으로 정부의 승인이 났다.

가장 핵심인 주택공사토지공사와 합쳐졌다. 경남도는 일괄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분산 이전을 주장한 전북 쪽의 손을 들어주려하고 있다.

1년 내내 관심을 끌었던 시·군 행정구역 통합은 행정안전부의 일방통행식 추진과 당·정부의 눈치만 보는 지역 정치권의 책임 방기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에 얼룩을 남기려 하고 있다. 시·군 존폐·통합의 문제를 시민 손이 아니라 시의회의 판단만으로 결정하려 하면서 많은 갈등을 낳고 있다.

신종플루가 창궐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경남도가 야심차게 개최한 월드콰이어챔피언십이 신종플루 집단 감염으로 중단됐다. 철저하지 못한 준비와 허술한 대회 유치과정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교육현장에서는 일제고사와 관련한 갈등이 계속됐다. '학력 향상'과 '전인교육'이 맞섰다.

하지만 작은 변화와 희망도 있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창원상공회의소는 18년만에 새 회장을 선출했다. 지역 중소상인들이 스스로 조직을 갖춰 유통대기업에 맞서기 시작했다. 도내 문화계에서는 미술품 경매시장이 문을 열었고, 각종 전시회가 아트페어 형식으로 전환했다.

더블딥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우리 경제가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 중인 점은 다른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큰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