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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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려 댓글 0건 조회 714회 작성일 10-01-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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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아랍에미리트에 400억 달러의 원자력발전소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
 
 세계 금융위기로 초래된 경제위기도 가장 먼저 벗어났다.
오랜 세월 세계의 변방이었던 우리나라가 이제 세계 중심지대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술사들의 예언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기세가 국운 상승기를 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우리는 2010년 경인년 새해를 상서롭게 맞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올 신년사 말미에 "대한민국이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길목에서 서로 배려하고,
서로 나누고,
서로 베풀어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듯이 우리에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나 아쉽다.
 
국회는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뒷전인 채 여야간 극한투쟁만 일삼고 있다.
 
오죽했으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연초 상계동 자택을 찾은 정치인들에게 "지구 상에 이런 국회는 없을 것"이라고 까지 말하며 질책했겠는가.
 
여야가 막바지까지 철저하게 당리당략에만 매달려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예산안과 노동법을 두고 한 말이다.
 
국민들의 아픔과 법규 통과에 목을 매는 사람들을 생각했으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겠는가.
 
공연장에서나 주요 행사장 등에서는 휴대폰 벨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고 운전 중인 승용차에서
 
 피우던 담배꽁초가 느닷없이 뒤차로 날아오지를 않나, 정체도로에서 끼어들기는 다반사다.
 
 아예 예의는 찾아보기 어렵고 공공질서는 실종됐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부 잘하고 처신 잘하는 이에게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행정당국의 인허가 및 인사 비리와 착복, 횡령 등 공무원 비리가 꼬리를 물고 있고,
 
 기업이 아무리 어렵다고 외쳐도 금융권에서는 돈줄을 쥔 채 요지부동이다.
 
원칙과 상식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요즘 우리 주변의 모습이다.
 
이러한 것들이 경제대국 한국의 선진국화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조선시대 반상(班常)의 차별이 심했을 때 돈을 주고 산 양반을 비아냥대고 인정하지 않았듯이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국력에 걸맞은 대우를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것도 상당부문 성숙하지 못한 시민사회 의식 탓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를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고 한다.
 
이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기 세계 속에만 갇혀 산다. 우리 사회에도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나눌 줄 모르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도 남에게는 엄격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지 나만 좋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아스퍼거가 없어져야만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려면 위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모든 부당함의 근원으로 치부되고 있는 국회부터 삼류에서 이류, 일류로 바뀌어야 한다.
 
배려를 주장한 이 대통령도 비주류와 소통하고 야당과 국민들을 좀 더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세종시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야당은 물론이고 반대쪽 국민과의 소통도 부족했던 듯하다.
 
인도의 영적 스승이라는 바바 하리 다스가 쓴 '마음을 다스리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나오는 얘기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니십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앞을 못 보는 이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안전으로 돌아온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나에게 감사와 수혜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국가의 격(格)은 국력과 함께 높아진다.
 
예의와 질서를 통해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며 나눌 줄 아는 성숙한 사회에서 비롯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 우리 모두에게 관용(寬容)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국민은 물론 정부에서도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일로영일(一勞永逸)'의 자세로 매진, 선진 일류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
 
경인년 새해부터는 모든 이들이 서로 배려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