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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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 댓글 1건 조회 797회 작성일 10-01-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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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을 찾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귀국 후 한국교육을 여러 차례 칭찬했다는 얘기가 화제처럼 국내에 보도된 적이 있다.
 
한국부모의 교육열에 적잖은 감동을 받은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모범사례로 들면서 미국 교육의 변화를 촉구했다는 것이다.

남의 나라, 그것도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 한국 현실을 칭찬했다니 귀가 솔깃할 만도 하다.
 
하지만 공교육이 사교육에 자리를 내어준 채 겉도는 우리 실상을 제대로 보고 입에 올린 찬사들인지,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이명박 대통령마저 지난해 말 교육 분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교육이 굉장히 좋은 줄 알고 그러는데, 나는 사실 불만이 많다" 고 했다 한다.
 
이 대목에서 대통령의 주된 불만은 '높은 사교육비'를 두고 한 말이라고 한다.
 
대통령까지 광풍과도 같은 '사교육'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할 정도이니 학부모들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사교육이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 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모두가 그렇게 문제 삼는 사교육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우파는 자신의 아이를 떳떳하게 사교육 현장에 보내고 좌파는 부끄러워하며 보낸다"는 우스개 얘기까지 있다.
 
 엄마들이 생활비 줄이려 우유 끊고 신문 끊어도 도저히 못 끊는 게 아이들 사교육이다.
 
2008년 학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3만3000원, 아이가 둘이면 생활비의 20%가 넘게 과외비로 나간다.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학교 공부만으로는 내 아이가 앞서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교육만으로 특목중, 특목고도 갈 수 있고 명문대도 문제없다면 굳이 많은 돈 쏟아 부으며 학원순례를 택하겠는가.

학교가 학생 학부모의 기대와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자 학교 밖에서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사교육을 찾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숱한 사교육 논쟁이 있었으나 일선 학교가 제 역할을 하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공교육이 죽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교사들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목숨을 바칠 정도로 교육에 열성을 다하는 한 교실 붕괴니 공교육 부실이니 하는 말이 일상용어화될리 없다. 시대가 변하고 제도가 바뀌어도 공교육 경쟁력의 관건은 역시 교사다.

공교육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키느냐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교원평가제는 그 핵심이다. 시험과 경쟁이 학습동기를 꺾는다는 건 1970년대 정설이고,
 
지금 핀란드는 '좋은 학교'로 뽑힌 학교의 교사에게 이탈리아 여행까지 시켜 준다.
 
세계 어디서나 교원노조는 교사평가를 반기지 않지만 "일단 해보니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는 런던 정경대 데이비드 마르스덴 교수의 연구 결과도 있다.

이제는 유명인사가 된 미셸 리 워싱턴 교육감이 취임 후 1년 만에 워싱턴 교육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사례 또한 주목할 만하다. '미셸 리' 효과라 불리는 개혁돌풍의 중심엔 교사가 있었다.

무능력 교사나, 교육성과가 부진한 학교의 과감한 퇴출이 주효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교사 368명을 해고하고 45명의 교장을 갈아치웠다.
 
반면 부임 전보다 4배나 오른 250억 원의 돈을 교사 경쟁력 강화에 썼다고 한다.
 
거침없는 그녀의 교육개혁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그녀의 교육개혁에 학부모들이 열렬하게 환호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교원평가제가 3월부터 전국 초ㆍ중ㆍ고교를 대상으로 전면 실시된다 한다.
 
교사평가에 동료 교사와 학부모, 학생을 참여시켜 교사 간 경쟁을 통해 공교육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큰 목표가 엿보인다.
 
잘하는 교사에겐 인센티브를 주고, 미흡한 교사에겐 의무 연수를 받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앞으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모두 만족할 만한 교원평가제가 정착돼 '학원 필요 없는 학교'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교육 없는 세상, 상상만 해도 이 신나는 일 없는 세상에 갑자기 쨍하고 해 뜨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