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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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들 댓글 0건 조회 705회 작성일 10-02-12 14:36본문
아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점은 2016년부터이다.
그해부터 우리나라는 고교졸업자수보다 대입정원이 더 많은 사회에 접어들게 되며, 생산가능 인구 또한 하강곡선을 그리며 감소하게 된다.
그에 따라 많은 대학들이 통폐합이나 퇴출의 과정을 통해 사라지게 될 것이며, 기업 또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파산 절차를 밟게 되는, 우울한 현상을 곳곳에서 목도하게 될 것이다.
하나의 학교나, 하나의 기업이 사라지게 되면, 단순히 그 구성원들만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그곳을 기반으로 삶의 터전을 닦아오던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식당 주인들이나 문구사 주인들, 원룸임대업자, PC방 주인들 또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한데, 여기서의 학교나 기업은 주로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지역을 소재로 한 곳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한데, 여기서의 학교나 기업은 주로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지역을 소재로 한 곳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지난 몇 년 간의 수도권 인구 유입 통계자료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까 수도권으로선 별 문제가 없는 것이 자연인구수가 아무리 감소한다고 해도,
그것을 감내해줄 사회적 인구 유입 증가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현상을 최소한 몇 년이라도 더 지연시킬 수 있을 거란 얘기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나라의 출산율 증가 대책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것은 대개가 비수도권 지자체들이고, 장학제도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지방대학들이다.
따지고 보면 2016학번이 되는 친구들이 태어난 해는 바로 1997년, 이 땅에 가브리엘 천사처럼 IMF 구제금융이 당도한 해였다.
따지고 보면 2016학번이 되는 친구들이 태어난 해는 바로 1997년, 이 땅에 가브리엘 천사처럼 IMF 구제금융이 당도한 해였다.
그 순간부터 우리나라의 인구 증가분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이 땅의 출산율 감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싶다면 우선 그 시기에 대한 보다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이야 외환보유고가 세계에서 몇 번째이니 우리끼리 서로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사실 이 땅에 남기고 간 IMF의 내상은 결코 간단치가 않은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땅의 광고에서 '부자되세요'라거나 '대박나세요'라는, 이전까지는 너무 속물처럼 여겨져 금기시되어왔던 카피들이 아무렇지 않게 쓰이기 시작한 것도 그맘때쯤이었고,
노숙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시골 고향집에 아이만 달랑 맡기고 사라지는 편부모의 숫자가 늘어난 것도, 모두 그즈음의 일이었다.
집 안에 있는 금붙이까지 싹싹 끌어 모아 보다 빨리 IMF 체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다 보니, 이런, 어느새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최우선 가치는 '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집 안에 있는 금붙이까지 싹싹 끌어 모아 보다 빨리 IMF 체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다 보니, 이런, 어느새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최우선 가치는 '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우리 시대 최고의 가치는 계속 '돈'이었다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어지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그 이전까지는 최소한 그런 말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적인 사람들이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신문만 살펴봐도 그 이전까지는 대부분 우리 시대의 화두는 '이념'이나 '민주'였지, '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속물적인 화두의 갑작스러운 출몰은, 구제금융의 트라우마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의식 자체를 아예 '투자 대비 창출 효과', 혹은 '은행 복리 계산법'으로 뒤바꿔놓았다.
하지만 그런 속물적인 화두의 갑작스러운 출몰은, 구제금융의 트라우마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의식 자체를 아예 '투자 대비 창출 효과', 혹은 '은행 복리 계산법'으로 뒤바꿔놓았다.
간단한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지자체에서 출산축하금으로 몇 백만원을 건넨다 해도, 보육료 지원을 얼마씩 인상한다고 해도,
이건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계산이기 때문에, 수지타산에 익숙해진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IMF가 남기고 간 이 땅의 내상이자, 트라우마이다.
어쩌면 이제 우리들 역시 예전 일본사람들을 비하하면서 종종 했던 말, 바야흐로 '경제동물'들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화두들이 계속 지속되고 강화된다는 데 있다.
문제는 이런 화두들이 계속 지속되고 강화된다는 데 있다.
일례로 세종시 문제만 해도 그렇다. 세종시의 원안이 뒤집히는 결정적인 논리들은 무엇인가? 효율과 경제성이 아니던가?
그 역시 다퉈볼 만한 사항들이지만, 사실 원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돈으로 환원되지 않는 가치들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눈에 띄지 않는 가치들이 모두 무시되고 있다는 것은, 현 정부의 가치지향점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그런 지향점 아래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는 것 같다.
출산하는 부부에게 원형지를 거의 무상에 가깝게 공급해보라.
성급하게 예견할 순 없지만, 효과는 기대이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