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단체장의 勇退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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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勇退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10-02-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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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종진 달성군수와 김휘동 안동시장이 돌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이 밝힌 표면적인 불출마 이유는
 
 "유능한 인재가 군의 위상을 높이고 군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기 위해서"(이 군수), "선거와 관련해 지역사회가 분분(紛紛)하므로"(김 시장) 등 제각각이다. 이들보다 앞서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1월25일,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지난 17일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처럼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단체장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자 그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다. 그동안 대과(大過)없이 목민관(牧民官) 업무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재선 또는 3선 고지 등정을 준비해오던 이들이기에 갑자기 마음을 정리한 그 배경이 궁금하다는 것.
 
발표된 불출마 선언문 내용과는 달리, 지역 실권자와의 불화설·외압설·사정기관의 압박설 등 진원지가 확인되지 않은 여러 추측과 분석이 난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오랜시간 불면의 밤을 지새며 고민을 거듭하고, 어렵게 결론을 내렸다고 했지만 궁금증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불출마 배경이야 어쨌든, 현직 단체장들의 용퇴(勇退) 결정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에 환영할 만하다.
 우선 해당지역의 참신한 젊은 인물이 경쟁에 뛰어들 입지를 넓혀준다. 또한 지역사회의 혈연·지연·학연끼리 갈라서 서로 깊은 상처를 내는 후유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한번 자리를 차지하면, 마르고 닳도록 계속하려는 게 한국의 잘못된 정치풍토이다. 물론 잘하는 사람이 주요사업 마무리를 위해 더 하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제대로 일도 못하면서 유리한 위치에서 끝없이 수성(守城)을 시도한다면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알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용기와 현명함을 갖추었다. 과욕을 부리다가 망신을 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산·건강까지 다 잃는 어리석음을 범한 이들의 사례를 우리는 이전의 지방선거에서 수없이 보아왔지 않은가.
주민들이 검증해준 재선, 3선 등극도 영광이겠지만, '인생에서 큰 위기를 모면한 것은 한수 물린 것'이라는 금언(金言)도 한번 되새겨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