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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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엇 댓글 0건 조회 774회 작성일 10-04-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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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60년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였다. 당시는 방글라데시나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보다도 더 비참해서 최빈국 서열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가 대한민국이었다.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쌀밥에 고깃국이 모든 국민의 소원이기도 하였던 나라가, 온 국민이 열심히 땀 흘리고 노력한 결과로 국민소득 60불에서 2만불의 경제대국이 됐다.

뒤돌아보면, 우리나라 근세 100년은 일제식민지와 동족상잔의 6·25로 가장 비참했던 50년이 있었고, 이런 아픔을 딛고 세계에 우뚝 선 지난 50년이 있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남의 나라 원조로 겨우 연명하던 나라가 이제는 당당히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최고의 모범국가가 됐다. 그래서 세계는 모두 한국의 발전을 경이로운 눈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 민족이 이룬 쾌거로, 선조나 후손들에게 자랑할만한 금자탑이 아닐 수 없다.

'못살아도 자식은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대명제가 모든 국민을 똑똑하게 만들었으며, 잘살아보자는 일념으로 매진한 결과 '한강의 기적'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적의 기차가 힘차게 달리기 위해서는 선로를 까는 기초 작업이 필요했고, 그것은 보통교육을 맡은 선생님들이 담당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노벨상을 수상한 게리 베이커 교수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국가의 부란, 도로·빌딩·공장 등 눈에 보이는 자산이 아닌, 사람의 몸과 두뇌에 체화된 지식·기술·노하우 등이 국부의 4분의 3"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초·중등교육이 우리의 국부를 얼마나 크게 발전시킨 것인지 알 수 있다. 모든 국민이 교육을 통해서 우수한 인적자원으로 탈바꿈하였고, 그것이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초석이었다.

교육은 모름지기 지덕체가 어우러져야 올바른 인격체가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이고, 전쟁에는 소대장이 중요하듯이 교육에서는 학교장의
역할이 막중함은 논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면 '교장체포' '교장자살' '공모교장 확대' '학교장 재산등록' 등의 글귀가 우리 교육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인생사 사필귀정이라, 잘못이 있으면 누구라도 처벌받아야 되고 고쳐야 할 부분은 과감히 수술해야 하지만, 마치 혁명이라도 하듯이 모든 교육자를 서글프게 하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정치인은 구속인데 교장은 체포라는 용어도 그렇고, 교육자에게 수모를 주며 윽박지르면 잘 되고, 그래도 안 되면 몽땅 교체하면 된다는 미국식 미셀위의 교육이 과연 지고의 정책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세상사의 범부들이 추구하는 것은 부와 명예와 권력이 아닐까. 그런데 교육자는 부와 권력은 바라지 않고, 오로지 한평생 명예만을 추구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
 
그들은 5천년 역사 속에 가장 위대한 조국 근대화의 기초를 놓았으며, 오늘의 아름다운 조국을 만든 주역이 아닌가. 그런 이들에게 우리사회의 어느 누가 감히 돌팔매질을 할 수 있는가.
 
사명의식과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조국 발전의 일익을 담당한다는 긍지 하나만으로 일생을 관철해 온 그들이다. 그런 다수의 교육자들에게 대못을 박는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꾸중보다 칭찬이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라는 것은 알면서, 가르치는 선생님에게는 '감시와 몽둥이가 약'이라는 처방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 교육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 그리고 존경과 권위부여이다.

일본 속담에 '돼지도 칭찬하면 나무에 올라간다'고 한다. 미물도 그럴진대, 어찌 99%의 올바른 교육자들에 대한 칭찬은 그리 인색하고, 1%의 허물에는 이리 추상같은지.
 
이런 것들이 대한민국의 교육자 됨을 우울하게 한다. 선량한 교육자의 아픈 가슴을 보듬는 헤아림과 먼 미래를 직시하는 매의 눈을 갖춘 교육정책이 절실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