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공무원을 보는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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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리스 댓글 0건 조회 893회 작성일 10-05-0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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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부 유럽인들은 남부 유럽인들을 한 단계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남부 유럽인은 무례하고 부패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에 가까운 밀라노 같은 북부 도시 사람들이 나폴리 등 남부 사람들을 공공연히 무시한다. 이런 남부 유럽 국가 중 하나가 그리스다.
 
그리스는 얼마전 우여곡절 끝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우리돈으로 160조원을 빌리기로 했다.
 
정부 빚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어서다. 경제라도 좋으면 다행이련만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길은 아직 멀다.
 
그리스를 '못난이' 국가로 만든 장본인은 공무원이다.
돈 봉투 관행이 만연해 있어 시험을 보지 않고도 약간의 뇌물만 주면 운전면허를 딸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세수의 30%가 어디론가 새나간다. 이러다보니 그리스는 EU 국가 중 부패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
 
그리스에서는 인력이 남아돌아도 공무원이 해마다 늘었고 임금도 계속 올랐다.
 
 퇴직하더라도 현역시절 만큼 돈을 받을 수 있으니 조기 퇴직이 최대 소망이다.
 
이런 그리스에서 빚을 줄이려고 정부가 재정 긴축정책을 내놓자 공무원이 앞장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나라가 망할 판인데도 '철밥통' 사수에 나선 것이다. 급기야 유혈사태로 3명이 숨졌다.
 
그리스 사태가 터지자 많은 한국인이 그리스를 한심한 나라로 본다. 요즘 한국이 해외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어 이런 분위기는 더욱 강하다.
 
하지만 한국 공무원의 행태를 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교육계에서 터지는 공직 부패사건과 방만한 지방정부와 공기업의 행태들을 보면 과거보다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더욱 지능적이고 뻔뻔하다. 지방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빚더미에 쓰러질 판이다. 그리스 공무원들의 행태를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