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 귀농 배우기' 수강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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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귀농 배우기 댓글 0건 조회 768회 작성일 10-06-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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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6시가 넘어서면서 서울역사 옆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건물 1층 복도가 붐비기 시작했다.

   '도시 직장인 귀농교육장'이란 안내판이 붙어 있는 특별강의실 안에는 수강 신청자 120명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자리에 앉아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넥타이를 맨 중년과 30대로 보이는 젊은이, 초로의 부부 등 한자리에 앉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왔고 강의가 시작된 오후 7시에는 준비된 좌석이 모두 찼다.

   이들은 농촌진흥청이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는 수도권 도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귀농교육에 참가하려고 온 사람들이다.

   애초 계획한 4기의 교육을 모두 마쳤지만 "강좌를 더 열어달라"는 요청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쇄도하면서 추가로 3기의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고 이날은 그 마지막인 제7기의 강좌가 열리는 첫날이었다.

   수강자들은 사흘에 걸쳐 하루 세 시간씩 귀농교육을 받은 다음 주말에는 '귀농열차'를 타고 1박2일로 농촌 현장체험을 떠난다.

   제7기는 충남, 전북, 경북을 귀농 희망 지역으로 정한 수강자들로 구성됐다. 남자가 92명이고 여자는 28명이다. 연령대는 30대 이하 16명, 40대 39명, 50대 59명, 60대 이상 6명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

   이들의 직업군은 금융계, 교육계, 의료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 공기업, 공무원 등으로 다양했다. 성공한 도시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용산 전자랜드에서 15년째 카메라 점을 운영하는 김효(46)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지만 어려서 떠나온 고향 군산을 늘 그리워했다"며 귀농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자영업을 하는 정원규(41)씨는 "서울 출신이어서 시골에 대한 동경심 같은 것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가족과 얼굴을 맞대고 살고 싶어 귀농을 꿈꾸게 됐다"고 했다.

   강의는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의 특강으로 시작됐다.

   김 청장은 "과거 수원에 있는 농진청에서 일회성 귀농 강연을 여러 차례 열었지만 거리상 제약으로 참여율이 떨어졌고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아 이번에는 서울역에 강의실을 마련했고 교육내용을 체계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역을 강의 장소로 택한 배경을 부연해 설명하며 "수도권 어디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점도 있지만 과거 '절망의 탈출구'였던 서울역을 '희망의 시발점'으로 바꾸자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김 청장의 특강에 이어 농지 이용 및 농가주택 구입 요령, 귀농 성공사례 발표, 귀농경영 기초 기술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수강자들의 진지한 표정은 수업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고3 수험생들의 열의를 떠올리게 했다. 수첩에 꼼꼼히 메모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강의가 끝난 뒤 만난 60대 노부부는 "숨 가쁜 도시 생활을 더는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며 귀농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