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정치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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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미지 댓글 2건 조회 936회 작성일 10-08-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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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이성보다 감성이 작동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불특정한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한 정치의 특성을 감안하면 ‘논리’보다는 ‘신파’가, ‘이성적 설명’보다는 ‘감성적 설득’이 효과적이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정치의 영역에서는 ‘어떤 콘텐츠로 채워졌느냐’보다 ‘어떻게 비치느냐’가 더 중요한 미덕이 돼버렸다.

‘젊은 총리’ ‘서민 총리’라는 수식어를 달고, 화려하게 중앙무대로 등장했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요즘을 보면서 이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소장수의 아들→농고 출신→국회의원 보좌관→도의원→군수→도지사’라는 성공신화에 잘생긴 외모. 그가 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후 여권과 일부 언론에선 이런 이유로 ‘김태호 띄우기’에 급급했다.

김 후보자도 부응했다. 아침은 청진동 해장국집, 점심·저녁은 김치찌개를 먹었다면서 자신이 ‘서민’임을 강조했다.
 
몸소 계란프라이를 했다가 태운 사진, 자신은 “덧니가 매력”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직접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청문회 정국’에 돌입하면서 ‘서민 총리’ 이미지에 균열이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 대다수 공직 후보자에게 제기됐던 재산 급증과 축소 신고, 세금탈루 의혹은 기본이다.
 
경남지사 시절인 2005년에는 자신과 아내를 위한 에쿠스 리무진과 SM7을 도예산으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고,
 
도청 직원들을 ‘가사도우미’로 부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했지만, 김 후보자 측의 해명도 석연치는 않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어제와 오늘은 교훈이 될 수도 있다. ‘이미지 정치’의 함정을 새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다.
 
정치인의 연출된 겉모습보다는 정책 비전과 철학을 따져봐야 한다는 ‘기본’을 되새김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터이다.
 
겉모습과 성공신화로 뽑은 지도자의 폐해를 그간의 역사에서 누차 경험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