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능가하는 귀농 여성농민 이야기 '땅의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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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화추천 댓글 0건 조회 1,283회 작성일 10-08-26 16:02본문
30년은 족히 지난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영화가 있다. 영화 제목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성웅 이순신'으로 기억된다. 어둠이 내려앉은 늦은 시간에 아버지는 우리 3형제를 데리고 길을 나섰다. 가로등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던 시절이다. 캄캄한 길을 가다가 갑자기 내 몸이 쏙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한쪽 다리 무릎 정도까지 시궁창에 빠진 것이다. 대충 씻기는 했지만, 옷에서 나는 냄새는 지독했다. 냄새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비어 있는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영화관 맨 뒤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아가며 영화를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자식에게 영화를 보여주며 이순신처럼 살 것을 이야기한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30년이 지나 (아버지가 되어) 아들을 데리고 가끔 영화관을 찾는다. 지금은 영화산업이 성장해서 쏟아지는 작품도 많아 선택의 즐거움이 있다. 아들의 선택과 나의 선택이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서로의 요구가 맞는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인 듯하다.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를 같이 봤는데 둘 다 좋았다. 아들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장면 중 강의 신이 오물을 쏟아내는 장면이 잊히질 않는가 보다. 그 장면처럼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기에 개인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대부분이 인간 군상의 어리석은 행동에 경고(인간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하며, 자연을 정복이 아닌 공존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들과 영화를 보면서 나는 기대하는 것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공존과 공동체의 가치를 품고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 기대에 부응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애써 찾지 않으면 볼 기회가 별로 없는 장르가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런 면에서 '워낭소리'는 성공했다. 소와 40년을 함께 한 아버지 같은 노인 이야기는 입소문을 타고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게 한 '워낭소리'는 다큐 영화에서 이례적으로 관객 300만 명을 돌파했다. 나도 '워낭소리'를 본 관객 300만 명에 들어 있다.
내게 '워낭소리'보다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충격까지 준 다큐멘터리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파업투쟁 77일을 기록한 '저 달이 차기 전에'이다. 노동자의 처절한 투쟁을 그대로 기록하여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발한 해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강한 충격을 주었다. 어느 네티즌이 10점 만점에 10점을 주며 '파업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구조! 그 구조를 바꾸어야만 하는 우리들의 숙명을 솔직하고 아프게 그린 진실!'이라고 달아놓은 영화평에 완전히 공감한다.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노사 합의는 온데간데없고 버림받은 노동자가 살기위해 또다른 투쟁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시 살인진압을 진두지휘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는 더 높은 권력으로 향하고, 다 같이 살기 위해 옥쇄파업 투쟁을 한 노동자는 지금도 길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다. 기계 부속품처럼 쓰이다 버림받는 노동자. 언제든 사람이 아니라 부속품이 될 수 있는 조건에서 살아가는 노동자.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나라 노동자 모두의 이야기다. '저 달이 차기 전에' 내가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9월 9일 개봉 예정인 '땅의 여자'는 유기농 다큐멘터리다. '저 달이 차기 전에'만큼의 충격은 아니겠지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처럼 느껴진다. '땅의 여자' 영화가 거는 기대는 무엇일까? 영화를 본 나는 무엇을 기대할까? 그래서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독립영화계의 그랜드슬램(?)에 빛나는 영화.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최근 제작된 단편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분야 걸작을 모아 선보이는 부문) 대상과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영화.
대학 시절 결심대로 농사꾼이 된 3명의 대학동창생 그녀들의 삶을 담은 영화.
농촌의 빈곤 문제, 가부장제 문제를 건드려 '불편한 진실'로 다가올 영화.
입소문을 타고 공동체 상영 100회를 넘긴 영화.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으시려면 블로그 (http://farmwomen.tistory.com/)로 가 보시길….
대학 시절, 발그레한 양 볼에 수줍음과 설레임을 가득 담고 ‘농사꾼’이 되겠다고 다짐한 세 여자, <?xml:namespace prefix = st1 />소희주, 변은주, 강선희.
대학동창인 셋은 저마다의 이유로 나고 자란 도시를 떠나 경상남도 작은 마을로 시집을 왔고, 그렇게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며느리가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만만치 않은 법.
좀처럼 손에 익지 않은 농사일에 실수 연발, 동네 어르신들의 은근한 시집살이에 젊은 사람은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으니 10년째 새댁 노릇까지…
매일매일이 버라이어티한 좌충우돌 그녀들의 농촌 생활기!
[ 공동체 상영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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