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이 보는 경남도 조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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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일보 댓글 9건 조회 6,774회 작성일 10-10-07 08:28본문
내일이면 김두관 지사가 취임한 지 백 일째 된다. 지방자치 20년 만에 이루어진 정권교체였기에 예상했던 대로 도민으로서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과 순조롭지 않은 출범에 대한 불안감이 교차하는 기간이었다.
낙동강 8공구 구간인 김해 상동면 일대 등에서 폐기물이 섞인 대규모 매립토가 발견되었음에도 담당공무원이 김 지사에게 보고조차 안 했다는 소식에 도민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지지여부를 떠나 도민의 선택을 받은 새 지사에 대하여 일부 공무원이 상명하복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까탈을 부리는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남 일원에 식수원이 오염될 위험까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는 도민들로서는 분개할 일이다. 도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공무원들이 아직도 정파적 이해를 앞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뜩지 않다.
지방의회도 기초자치단체도 지역구 국회의원도 모두 한나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도의 공무원 조직마저 삐걱거린다면 가장 큰 피해는 도민이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경남도의 조직개편안은 김두관호가 장차 순항할지를 재보는 주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도 조직개편안에는 김 지사의 도정철학과 공약을 반영하는 구상이 담겨있다. 이른바 행정다이어트로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김 지사의 정책방향에 맞게 조직의 틀을 새로 짜겠다는 것이다.
도민들로서는 이미 선택한 정책과 공약이 어떻게 제대로 실현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행정조직개편은 당연히 빠르게 수행되어 새 지사가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합리적이란 의견엔 반대할 명분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개정 조례안을 심의할 도의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특히 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이유로 조직개편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반론을 펼치는 데 대해서도 도민들로서는 이 또한 발목잡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주로 전임 지사 재임기간의 행정사무감사를 핑계로 신임 지사의 행보를 가로막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도의회와 공무원 모두는 도민들의 선택을 존중하여 새 지사가 도민을 위한 섬김의 정치를 펼치는 데 훼방꾼 노릇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 지사의 정책방향이 옳은지, 공약을 충실히 수행하는지는 시간을 주고 평가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