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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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조 흔들 댓글 1건 조회 1,115회 작성일 11-06-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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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는 수입 쇠고기 유통이력제를 시행하는 데 인력이 부족하다며 총 65명을 증원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마련해 이달 초 공포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관세청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원산지 확인을 위해 필요하다며 정원을 61명 늘렸다.
 
MB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작은 정부'(small government)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각 부처들이 갖가지 이유를 들며 직제개편을 통해 일제히 공무원 정원을 확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꽉 움켜쥐었던 정원관리 고삐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느슨해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법무부도 전자팔찌제를 성범죄에서 강력범죄로까지 확대 적용함에 따라 40명을 충원했고, 해양경찰청은 1500t급 함정 도입과 평택지방해양경찰청을 신설하면서 소요 정원 48명을 확대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3월 한시 조직인 FTA이행기획팀을 정규 조직으로 전환하면서 9명을 늘린 데 이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국유재산을 총괄 관리한다며 또다시 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최근 1년간 하루 8.5명꼴로 공무원을 증원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이날 매일경제신문이 행안부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MB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2월 말 현재 60만5673명이던 행정부의 국가직 정원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61만2672명으로 모두 6999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1955명, 2009년 1945명, 2010년 3099명으로, 집권 3년차였던 지난해 인력 증원이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공무원을 가장 많이 늘린 기관은 경찰청으로 4217명을 증원했으며, 교과부 1436명, 법무부 1212명, 해양경찰청 881명, 검찰청 382명 등도 정원을 많이 늘린 기관으로 분류됐다.
그런 반면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원관리를 엄격히 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행정부 지방직 정원은 같은 기간 34만6922명에서 34만3218명으로 3704명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직은 대부분 파견 등의 방식으로 중앙부처에 일부 근무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자체에 소속돼 있다.
MB정부는 '큰 정부'론을 내세워 공공분야를 키웠던 참여정부를 비판하면서 대국ㆍ대과(大局ㆍ大課)제를 단행하는 등 '작으면서도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해 왔다.
이에 따라 각 부처가 공무원 수를 대대적으로 늘리는 최근 경향을 두고서 MB정부가 그동안의 '작은 정부'기조를 사실상 접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한다.
박병호 행안부 조직정책관은 "참여정부가 전ㆍ의경을 정규공무원으로 대체키로 결정한 데 따른 증원분 5183명이 현 정부 들어와서 반영됐고, 신도시 등 학교 신설에 의한 교원 1411명, 교도소ㆍ해경 함정 등 신규 도입 시설 및 장비 운영인력 1398명이 증가한 것"이라며 "인원을 늘려달라는 각 부처 압박이 심하지만, 작은 정부 체제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