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못 막으니 나라가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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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천 댓글 2건 조회 1,275회 작성일 11-08-03 11:31본문
어떻게 피해가 줄어들었는지
정부 자료로는 알 수가 없다 크고 작은 피해에 대해선 규모와 내역조차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요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울화가 치민다.
4대강추진본부가 마구잡이로 올리는 홍보기사 때문이다. 국토부는 장관이 선두에 나서서 4대강 공사로 홍수 피해가 줄었다는 것을 연일 자랑하고 다닌다.
심지어는 공사 계획이 미처 고려하지 않은 사소한 잘못을 교정할 수 있는 학습을 제대로 했다며 4대강 공사로 인한 후유증을 축소하려 무던히도 애쓰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낸 자료나 기사로는 4대강 공사 이전과 비교해 홍수 피해가 어떻게 줄어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반대로 대한하천학회나 환경단체의 전문가와 시민운동가들이 확인해낸 크고 작은 피해에 대해서는 그 규모와 내역 확인조차 거부해 홍수 예방 효과와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볼 수가 없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고 부정하니 조사할 필요조차 없었는지 모르나, 과오는 덮고 잘한 일은 필요 이상으로 과대선전하는 모양새가 국민의 눈엔 그리 아름답지도 믿음이 가지도 않는다.
4대강 시민조사단의 일원으로 장마가 시작되기 전 5월과 장마가 지나간 7월 중순 두 차례 돌아본 4대강의 모습은 정부가 말한 것처럼 홍수 대비가 잘돼 있었거나 홍수 피해가 없는 게 아니었다. 2007년까지 97% 정비돼 홍수 피해가 미미했던 4대강이건만 2010년 하루 100㎜도 안 되는 비에 4대강 공사 현장과 주변 지역은 매일 홍역을 치러야 했다
. 본격적인 비가 오기도 전인 5월 일주일간 내린 80㎜의 비에 이포보 우안의 문화광장이 유실됐고, 그로 인해 우안 제방 100여m가 차량통행이 위험할 정도로 무너졌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던 4대강 유입 지천의 합류부 제방과 시설물이 대부분 무너지고 깨졌다.
남한강의 지천인 연양천의 교량이 무너졌고, 한천 하류부의 제방과 제방 위의 도로가 함께 무너졌다. 지천 합류부의 역행침식은 한곳의 예외도 없이 모든 지천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이를 방지하려 만든 하상유지공은 힘이 세진 물살에 제대로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쓸려 내려가고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4대강 본류에선 100년 넘게 위용을 자랑해온 낙동강 왜관철교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상구조물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준설에 따른 피해다.
제방 좌안에 쏠린 보 건설로 300m가량의 상주보 좌안 제방도 무너져내렸다. 금강 부여에서는 배수펌프장이 장마에 침수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시설물 파괴와 구조물 유실만이 아니다. 정부는 4대강 공사로 수위가 내려가 농경지 침수 피해가 전혀 없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공사 차질을 우려한 안동댐의 수위조절 실패로 성주의 참외밭 1647㏊가 물에 잠겨 농민들이 울상이다.
금강 부여에서는 수박밭 4100㏊, 서천에서는 2741㏊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구미시민들과 칠곡군민들은 취수관로 유실로 홍수기에 10일 동안 물 공급이 끊겨 고통을 겪었다. 낙동강변에서는 2400만평의 농경지가 침수돼 채소와 쌀 생산량의 차질을 빚는 등 4대강 홍수 현장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4대강 공사로 수위가 내려가 물난리가 없었다고, 예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비가 왔는데도 4대강 주변은 홍수에 끄떡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앞에 언급한 내용은 모두 4대강 공사 때문이 아니라고 우기거나,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했는데 불어난 물의 힘을 감당할 수 없었을 뿐이라고 발뺌한다.
허황된 목표의식과 잘못된 예측, 엉뚱한 설계, 부실시공까지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이지 않은 토목사업을 해놓고 문제를 감추는 데만 급급한 정부를 보며 실소를 금할 수 없다.
4대강변에 조성된 공원이 다 망가지고 다시 시공해야 하는 비용 정도는 눈감아주더라도, 하천의 구조물과 시설물이 파손되고 공사장 주변 지역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액을 산정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잘못을 한번 인정하기 시작하면 그 여파가 걷잡을 수 없어 그런다 하더라도, 뻔한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는 관료들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정부 자랑대로 4대강에 남아 있던 몇몇 상습침수지역이 이번 홍수기에 피해가 없었던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소수의 상습수해지역을 개선하기 위해 4대강 1600㎞ 구간에서 평균 6m의 수심을 유지하는 물그릇 확대 공사를 할 필요는 없었다. 공사의 후유증을 모조리 부인하고 감추며 잘한 것만 자랑하는 유치한 행정을 그만할 때가 되었다.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와 예측하지 못한 피해들을 제대로 확인하여 가감 없이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게 더 큰 재난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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