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2030! 정치세력화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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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쫄지마 댓글 0건 조회 1,029회 작성일 12-01-04 11:29본문
만성화된 청년실업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짓누르는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제대로 된 일자리 없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지금의 20,30대는 상대적 박탈감에 좌절한다. 평생 열심히 일해도 윗 세대들이 쌓아올린 사회적 지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분노와 절망은 급기야 결혼과 출산 포기로 이어져 사회의 영속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2030세대는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에서 집단적 의사를 표출하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 이전의 청년세대들이 항상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 깨우치고 조직화하며 활로를 찾아나선 것이다. '정치의 해' 2012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이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2030세대의 문제를 2일~5일 4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주]
강 씨는 과거 전력 탓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웬만하면 사교육과 부동산 업종만은 선택하지 않으려 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지금의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강 씨의 심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이들이 더 불행한 건 인생을 걸 만한 목표가 없다는 것,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잃어버린 세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시선이 다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풍요 속에 자라나 똑똑하고 재능이 많긴 하지만, 이기적이고 나약하고 사회참여의식이나 애국심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고질이 된 청년실업 문제만 하더라도 중소기업이나 지방 근무는 기피하는 것을 보며 "배부른 소리"라고 혀를 차기도 했다.
70~80년대 격동의 시대를 숨가쁘게 헤쳐온 윗세대에게 후배들의 모습은 뭔가 이질적이고 양에 차지 않을 수 있다.
기성세대는 국가와 사회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산업화 또는 민주화 세대라는 '훈장'을 달았다. 반면 청년세대는 아직 별 내세울 게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는커녕 결혼, 연애, 출산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 '88만원세대' 같은 우울한 딱지만을 붙인 채 오히려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2012년 한국의 젊은이들을 더 좌절케 하고 세대간 반목과 불화를 낳는 이유다.
물론 청년세대도 할 말이 많다.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짜놓은 판에 희생되는 것도 억울한데 왜 욕까지 먹어야 하느냐는 것.
실제로 지난달 한국청년정책연구원의 창립 20주년 설문조사를 보면 2030세대는 50~60대 연령층의 권위주의와 완고함에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38.9%가 그렇다고 답했다.
세대간 완충지대이자 나름 진보적이라는 40대에 대한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대가 바라본 40대의 특징은 권위(29.7%)와 기득권(11.6%) 이미지가 41%에 달해 성취(15.3%)와 고통(10.5%)보다 훨씬 많았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이란 세대 의식을 공유하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도 적극 기여한 진보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20대의 눈에는 오십보백보인 셈이다.
단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게 집값이다. 빚을 지고 주택을 구입한 40대 '하우스 푸어'와 집은커녕 전세값도 부담스러운 2030의 이해관계는 정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청년노동인권단체 청년유니온의 김영경 위원장은 "선배들은 '우리는 민주화 운동했는데 왜 너희는 짱돌(시위. 저항) 안 드느냐'고 하는데, 그들도 집에 가면 애들 좋은 대학 보내려고만 하지 않느냐"며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신구 세대간 갈등은 이처럼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지금의 양상이 훨씬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 통합까지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있다. 유창오 새시대전략연구소장은 "세대간 갈등 측면보다는 사회경제적 측면이 좀 더 결합돼있다"며 시야를 넓혀 그 원인을 신자유주의 체제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도 이미 지난 2003년 저서에서 IMF를 거치며 모든 세대들이 비슷한 방향으로 가치관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상호 접점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대간 불필요한 오해와 선입견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