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무시하는 홍준표 지사(2013. 2. 12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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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원래 그래 댓글 1건 조회 1,724회 작성일 13-02-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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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인사 임명 강행… “도의회 짓밟는 독선” 반발

홍준표 경남도지사(59)가 경남도의회의 인사 검증에서 ‘부적격’ 평가를 받은 기관장을 임명하자 개혁 성향의 도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민주개혁연대 소속 도의원 11명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당당한 경남을 만들겠다는 홍 지사는 자질이나 능력에서 부적격이라는 의회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해버리고 강모택 람사르재단 대표이사 내정자의 임명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는 도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의 권위와 의견을 완전히 부정하고 도의회를 짓밟는 독선주의의 표현”이라고 했다.

경남도의회는 앞서 지난 7일 경제환경위원회와 기획행정위원회를 열어 강모택 경남도 람사르재단 대표이사 내정자(54·전 도의원)와 김정권 경남발전연구원장 내정자(53·전 국회의원)의 인사 검증을 했다. 인사 검증은 홍 지사와 김오영 도의회 의장(59)이 경남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를 합의하면서 사실상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 이뤄진 인사청문회다. 그러나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 규정이 없어 내정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비안건·비공식 의견청취 형태로 진행됐다.

경남도의회는 5시간의 인사 검증을 거쳐 강모택 내정자에겐 병역, 재단 추천 과정, 재산 형성 과정 등의 문제로 ‘부적격’ 의견을 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도 부적격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권 내정자에겐 ‘적격’ 우세 의견을 냈다. 도의회는 이 같은 인사 검증 결과를 경남도에 전달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지난 8일 두 내정자를 모두 임명했다. 홍 지사는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도의회 의견청취 과정에서 지적된 우려와 걱정을 감안해 업무에 만전을 기하고 모범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정장수 경남도 공보특보는 “홍 지사가 의회의 의견청취 결과를 존중하지만 강 내정자의 부적격 의견은 직무수행 능력에 결격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석영철 민주개혁연대 공동대표는 “도의회의 의견을 무시한 점은 의회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강 내정자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일방통행식 태도에 전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