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고려시대 땅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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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땅굴 댓글 0건 조회 758회 작성일 07-03-3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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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굴착, 무덤 여부는 불확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그 기능을 짐작하기 어려운 고려시대 '땅굴' 유적이 광주광역시에서 다수 확인됐다.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윤덕향)은 지난해 5월 이후 국지도 49호선(본덕~임곡) 도로공사구간에 위치한 광주 광산구 연산동 일대를 조사한 결과 이곳 산정마을 뒤편 야산 해발 35-40m 지점에서 총 24곳에 이르는 수혈(竪穴. 구덩이) 유적을 확인했으며, 이 중 6곳은 L자형으로 땅을 굴착하고 구덩이를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6일 밝혔다.
 
L자형 수혈은 내부 구덩이 기준 규모가 길이 164-302㎝, 너비 110-170㎝, 깊이 40-150㎝에 이른다. 책임조사원인 이영철 호남문화재연구원 조사실장은 "처음에는 충남 공주 장선리 유적에서 집단으로 확인된 서기 3-4세기 무렵 이른바 '토실'(土室) 유적이 아닌가 생각했으나, 뜻밖에도 고려시대 유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무덤일 가능성도 생각했으나 접시나 자배기, 항아리, 병, 청동기 외에 시루까지 나오는 바람에 그럴 가능성은 일단은 낮다고 판단한다"면서 "곡물 등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대상지에서는 3세기경에 축조됐다고 생각되는 평면 제형(梯形. 사다리꼴)인 봉토분 3기가 확인됐다. 이 중 3호분은 조사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이 깎여 나갔음에도 봉토 기준으로 길이 35m에 너비만 11m에 이르는 대형급이며 그 주변으로는 도랑과 같은 시설인 주구(周溝)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런 무덤은 호남지방에서 드물지 않은 소위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과 함께 왜색(倭色)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열도에서는 야요이 시대에 이와 같은 무덤이 집중해서 등장한다.
3호분 주변에서는 이 무덤 장축(長軸)을 따라 토광묘 5기가 줄을 이어 노출됐다. 이로 보아 조사단은 토광묘가 봉토분과 별도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대형 봉토분을 수호하기 위한 '달린 무덤'(배장묘. 倍葬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도로 공사구간에 포함된 용곡지구에서 확인된 유적 중 5호분 매장주체부(시신을 묻은 곳)에서는 검은 빛이 돌고 목이 짧은 흑도단경호(黑陶短頸壺)라는 항아리형 토기가 출토됐다.
조사단은 이 토기가 이중구연호라는 토기와 함께 출토됨에 따라 초기철기시대-원삼국(삼국시대 초기) 교체기 무렵 고고학 편년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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